• 민주당이 성희롱 확정판결을 받은 우근민 전 제주지사를 '묻지마 영입'한 데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강금실 "민주당 선거서 무조건 이기고보자 태도 실망"

  • ▲ 우근민 전 제주지사ⓒ 연합뉴스
    우근민 전 제주지사ⓒ 연합뉴스

    제주출신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10일 우 전 지사 복당에 보도자료를 내 "무조건 선거에서 이기고 보면, 민주당이 진정 승리하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강 전 장관은 "우 전 지사의 처벌내역은 성희롱범죄로서 여성의 인격에 매우 모진 정치적 상처를 가하고 수치심을 유발하는 비인권적 성질을 갖는다"면서 "이 사건에서는 성희롱범죄 처벌경력을 갖고 다시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또 "숙고의 과정 없이 우 전 지사의 복당을 결정한 것, 지방선거에서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것과 다름없는 민주당의 정략적 태도에 대해 매우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8년전 일, 형사상으로는 무혐의됐다"강변

    이에 대해 민주당 지방선거기획단장인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PBC라디오에서 "이 문제는 8년 전에 있었던 일로 우 지사가 그 때부터 일관되게 복당할 때까지도 누차 사과한 내용"이라며 우 전 지사 성희롱 전력을 적극 감싸고 나섰다.

  • ▲ 민주당 이강래(왼쪽)원내대표와 김민석(오른쪽)최고위원 ⓒ 연합뉴스
    민주당 이강래(왼쪽)원내대표와 김민석(오른쪽)최고위원 ⓒ 연합뉴스

    김 최고위원은 "그 때(성희롱사건) 이후로 선거를 몇 차례 거치면서 제주도민의 이미 심판을 받았던 일이고, 형사상으로는 무혐의가 됐던 일"이라고 강변한 뒤 "당사자가 이것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면 배상하는 것이 좋다는 법적 처분이 아니라, 행정명령에 대한 판결을 받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이 우 지사가 (민주당에)최종 복당을 결정하는 날까지도 우 지사를 못 데려가서 난리였다"면서 "당연히 민주당으로 와야 할 우 지사를 데려가기 위해서 그렇게 난리를 치던 분들이 갑자기 배 아프듯이 저런다"며 한나라당에 화살을 돌렸다.

    ◇지도부 "당 내부서도 자성의 목소리…곤혹스럽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우 전 지사 복당으로 확산되는 비판여론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원내대표는 같은날 MBC라디오에서 "우 전 지사 문제를 일부 신문에서도 크게 보도해서 좀 곤혹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여러 가지 비판과 당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어찌 됐건 복당을 결정을 했는데 우 전 지사 관련된 부분은 거울로 삼아서 개혁공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강력한 반발 탓에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묻지마 영입'이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전날(9일)에도 한나라당 여성의원(김금래 배은희 이정선 의원 등)도 성명을 내 "주홍글씨 운운하며 면죄부를 준 민주당의 정체성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으며, 제주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고희범 예비후보(전 한겨레신문 사장)도 우 전 지사 복당 철회를 요청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