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이 잘 되면 충신이 되고 못 되면 간신이 되는 것이다.”
    지난 7일자 중앙선데이는 ‘TK 발언’으로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던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에 대한 인터뷰성 기사를 실었다.

  • ▲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 뉴데일리
    ▲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 뉴데일리

    ‘잘 되면 충신, 못 되면 간신’이라는 표현은 이날 신문이 표현한 이 수석의 얘기다. 워딩 그대로를 적었는지, 아니면 다듬은 표현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이 표현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있다.
    신문은 이 수석이 ‘스핀닥터론’을 얘기하며 “난 게임하는 사람이다. 이슈 파이팅의 주체로서 진검승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고 했다. 또 “어차피 한국에서 대통령과 참모는 운명을 같이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대통령이 잘되면 충신이 되고, 잘 못되면 역사의 간신으로 남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했다.
    스핀닥터의 사전적 정의는 ‘정부 수반이나 각료들의 측근에서 국민의 생각이나 여론을 수렴해 정책으로 구체화시키거나 정부 정책을 국민들에게 납득시키는 역할을 하는 정치 전문가’이다.
    좀 더 설명하면 단순하게는 정부 수반이나 각료들의 측근에서 언론 관련 인터뷰나 대국민 여론 조정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정책 시행에 앞서 국민들의 생각을 읽고 이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대통령을 설득하기도 하고, 대통령의 정책을 국민들에게 구체화시키는 정치 전문가를 일컫는다.
    이 해석대로라면 이 수석의 “나는 게임을 하는 사람”이란 발언이 쉽게 와 닿는다.
    언론 관련 업무나 대국민 여론 조정 등의 업무는 물론이고, 대통령에게 민의를 설득하고 또 대통령의 뜻을 국민들에게 앞장서서 알리고 이해시키겠다는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그래서 ‘이슈 파이팅의 주체로서 진검승부를 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청와대 홍보수석의 업무라는 것이 어떤 틀 안에 있는 것은 아니다. 해당 범위 내에서만 활동하라는 규제나 규칙이 있는 것이 아니다. 되레 대통령의 막중한 귀와 입을 대신한다는 면에서 볼 때 듣지 않는 것이 없어야 하고, 말하지 않는 것이 없어야 할 자리이기도 하다.
    게다가 경제인 출신의 대통령으로서 정치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참모라는 자리는 주어진 것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이 수석의 행보는 ‘적극적인 대통령 보좌’에 가깝다. 대통령을 모시다보니 戰士가 됐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다.
    그의 발언들은 때론 박근혜 전 대표 등을 겨누기도 하고 전직 대통령이나 언론사를 직접 ‘타격’하기도 했다. 그 탓에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비난의 화살을 온몸으로 받기도 했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보인다. 최근 문제가 됐던 ‘TK 발언’ 역시 그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언론중재위원회와 법정에 진실을 밝혀달라고 맞섰다.
    이 수석은 중앙일보에 “이 일은 성공하는 대통령을 만드는 것 이외엔 퇴로가 없어요. 그러니까 내 모든 걸 걸고 하는 거죠. 다만 말실수나 하는 경솔한 이미지로 비쳐질까 그게 걱정이에요”라고 말했다.
    얼마 전 이 수석과 만난 자리에 이렇게 물었다.
    “임기를 마치면 뭐 하실 겁니까?”
    대답이 없이 웃기만 했다.
    다시 물었다.
    “정치를 하실 겁니까?”
    그제야 답이 돌아왔다.
    “아무 것도 생각 안해봤어요. 이 대통령을 잘 보좌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안합니다.”
    정치적 수사 같지는 않게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