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으로부터 강제로 빼앗긴 국권 회복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떨쳐 일어났던 삼일정신을 기리는 2010년의 삼일절은 여느 해와는 다른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올해는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빼앗긴 경술국치 100년이 되는 해이기에 역사의 아픈 트라우마가 더욱 부각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제국열강의 먹이거리가 되어 나라를 빼앗기고 말 정도로 보잘 것 없었던 우리 나라가 꼭 100년 후인 2010년에 세계 강대국 정상이 모이는 G20정상회의를 주최하고, 피원조국가에서 원조국가로 탈바꿈할 정도로 국격이 높아진 한 시대를 살아간다는 의미가 더욱 대비적으로 부각되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가슴 뿌듯한 자긍심을 북돋우기도 한다.

    이런 때에 모 유력한 한국의 환경단체가 일본의 환경단체와 함께 <4대강 한일시민조사단>을 결성하고는 다른 날도 아닌 바로 삼일절에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해 한일 두 나라가 공조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했다는 보도를 접하는 우리들의 마음은 참으로 착잡하다 못해 안타깝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비무장으로 태극기를 든 양민들을 잔인하게 학살한 일본제국주의의 서슬퍼런 칼날이 아직도 위협적으로 살아 빛나기에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중국이나 동남아 국민들의 염려와 분노가 제대로 사그라지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 그것도 삼일절날에 일본의 시민단체를 불러들여 대한민국의 국책사업에 대해 딴지를 걸게 하는 심보는 도대체 어떤 나라 국민의 심보인지 의아스럽기 그지없을 뿐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보도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환경단체들이 일제강점시대에 행한 <한반도 국토 대파괴>의 범죄 행위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있기나 한지조차 의심스럽다.

    대동아전쟁을 한답시고 한반도의 울창한 숲들을 베어버려 산들을 벌거숭이로 만듦으로써 호랑이를 비롯한 숱한 생물종을 사라져 버리게 함은 물론이고, 숲이 사라지자 토사가 마구 강으로 흘러들여 퇴적됨으로써 하천바닥이 부근의 평야면보다 높게 되어 높디높은 제방을 쌓지 않고는 조그만 비에도 물난리가 날 수밖에 없는 오늘날 한반도 강들의 애처로운 처지의 원초적 원흉이 바로 일본 제국주의가 아니던가!

    그들 제국주의가 강바닥에 퇴적시켜 놓은 토사를 깊게 파내어 수심을 깊게 함으로써 수자원을 확보하고 홍수에 대처하고자 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다른 날도 아닌 삼일절날 그들 제국주의 시민단체의 힘을 빌려 훼방하는 책동을 역사의 아이러니로 치부하고 웃고 넘기려 해도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다 목숨을 바친 숭고한 선열들이 어른거려 도저히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