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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작가 노희경이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거짓말' 대본집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데일리
"굶어도 쓰고, 죽어도 쓰고… 이게 마지막이라도 쓴다는 다짐으로 잠도 청하지 않고 미친듯이 글만 썼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아프면 엉엉 울기도 많이 했다. 이제는 지쳐 울지도 못하는데 그때는 젊었기 때문에 눈물도 넘쳐났다. (중략) 미치게 사랑하고, 죽어라. 사랑하고, 아낌없이 사랑하고, 부족함 없이 사랑하면 후회도 미련도 없다. 나는 <거짓말>을 그렇게 사랑했다." - 서문 중
인간의 진정성을 들여다보고 사랑의 가치를 어루만지는 사람 냄새 나는 작가 노희경. 그녀가 지난해 <그들이 사는 세상> 대본집을 출간한 이후 22일 <거짓말>로 두번째 대본집을 출간했다.
노희경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마음이 짠하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거짓말’을 쓸 당시 몸무게가 32kg이었다”며 “이거 쓰다가 정말 죽겠다 싶었다. 대본집을 보니까 굶으면서 글을 썼던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아 마음이 짠하다”고 말했다.
또 “지금 보니까 단점도 보인다”며 “캐릭터 만들기에 빠져있던 때라 담백하지 않고 끈적거린다. 언어들이 정제되지 않아 창피하기도 하다”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그때가 아니었으면 언제 그렇게 미쳐봤을까 싶다”고 평가했다.
지난 2008년 출간된 에세이집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는 40만부가 팔렸다. 노희경은 “소설을 쓸 생각은 전혀 없었으면 더 나이가 들어 일거리가 없어지면 써도 괜찮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재학 시절 시와 소설을 전공했다. 하지만 그녀는 드라마를 통해 ‘글쓰기의 자유’를 깨닫고 드라마 작가가 됐다. 노희경은 “소설을 쓴다고 해도 드라마 쓰는 열정만큼 들여서 쓸 것 같다. 전에는 드라마가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몰랐는데 요즘은 드라마 서문을 쓰면서 산문도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래도 아직 제일 재밌는건 드라마다”라며 “배우와 감독이 색칠하는 과정을 보는게 행복하다. 배경과 연기가 더해져 완성된 작품을 사랑한다. 만약에 소설가로 크게 이름을 날려도 묘비에는 꼭 드라마 작가라고 할거다”고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글을 쓰는 부담간에 대해서는 “자신을 100프로 믿거나 믿지 못하는 사람이 어딨겠나”라며 “작년에 18km를 걸었는데 그저 가기로 했으니까 간거다. 힘들어도 울고 화내면서 간다. 불신이 와도 종착역까지 가는게 중요한거다. 내가 나에대해 단 한가지 믿을 수 있는건 노희경은 어쨌든 앤딩은 쓴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노희경은 ‘거짓말’ 동호회에 대해 “처음에는 신기했고, 금방 없어질지 알았다. 그런데 11년, 12년 계속되더라”며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직도 그들이 ‘거짓말’을 마음속에서 훌훌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있는건가 싶어 마음이 짠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새 드라마를 집필하고 있다. 그녀는 “지금 세자매와 젊은 엄마, 늙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전문직 여성이 낙향한 이야기다. 서민냄새도 나고 멜로도 있다. ‘그사세’나 ‘굿바이 솔로’ 보다는 끈적한 이야기가 될 거다. 원래 내가 쓰던 스타일로 돌아갔다. ‘꽃보다 아름다워’ 냄새가 날거다”고 소개했다.
한편, 노희경은 1995년 <세리와 수지>로 데뷔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과 <거짓말>로 이름을 알리며 이후 <내가 사는 이유>,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화려한 시절>, <굿바이 솔로>, <그들이 사는 세상>등을 통해 수많은 마니아를 형성하며 ‘명품 드라마 작가’라는 칭호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