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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부터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대정부질문에 의원들의 출석이 저조하면서 ‘대정부질문 폐지론’까지 불거졌지만, 의원들의 결석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김형오 국회의장의 호통에도 불구하고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10일 사회.교육.문화분야 질의에도 자리를 지키는 의원은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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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일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사회.교육.문화분야 질의가 열린 본회의장에 결석한 의원들이 많아 썰렁해 보인다. ⓒ 연합뉴스
당초 이날 본회의 개회 시간은 오전 10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단 7명 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특히 민주당이 본회의가 열리는 시간에 의원총회를 열면서 지각을 해 결국 10시35분이 되어서야 개회가 선포됐다.
개회선포 당시에는 전체의원 298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50여명이 출석했지만, 그나마도 출석만 하고 곧바로 자리를 뜨기 바빴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도 자리에 앉는가 하더니 곧바로 일어섰다.
특히 의원들의 출석률 저조를 이유로 대정부질문 폐지를 주장했던 김 의장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의장 일정에는 분명히 김 의장이 직접 사회를 보게 되어 있었으나, 의장석에는 이윤성 부의장이 앉아 사회를 보고 있었다.
이 시간 김 의장은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주최한 기후변화포럼 정기총회 자리에 가 있었다. 이쯤 되면 “지난주 대정부 질문 때 본회의장 출석의원이 방청객 수보다 적어서 의장으로서 창피하기 짝이 없을 정도였다”는 김 의장의 호통이 어색해지기까지 한다.
의원들의 질의가 시작됐어도 집중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앞뒤로 앉아 수다를 떠는가 하면 인터넷 서핑에 빠진 의원도 있었다. 아예 자리를 옳겨 친한 인사들끼리 짝을 짓기도 했다.
그러는 한편에선 하나 둘 씩 회의장을 빠져 나가는 모습이 또 다시 눈에 들어왔다. 사무처 의사국 직원들은 이들이 자리를 뜰 때마다 단말기를 일일이 정리해주느라 분주했다.
개회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11시10분경 의원석은 65석으로 줄었고, 결국 이날 오전 본회의가 끝날 때 남아 있던 의원은 40여명에 불과했다. 앞서 4~9일 진행된 대정부질문 때에도 출석률은 5분의1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출석 의원들의 명단을 실시간으로 공개하자는 주장까지 나오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질의 시간 내내 이를 지켜 앉아 경청하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 의장은 방청객보다 출석 의원들이 더 적다고 했지만, 방청객들도 지루했던지 개회 당시 100여명 이상이었던 숫자가 나중에는 3분의1도 남지 않았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는 건 질의하는 의원들에도 문제가 적지 않아 보인다. 언론의 이목을 끌기 위해 정책질의보다는 한 두 가지 이슈에 집중에 따지도 또 따지고 같은 얘기만 반복하다보니 전문성도 떨어지고 지루하다는 얘기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국정의 전반, 또는 특정분야를 대상으로 국회의원들이 정부를 상대로 질문을 하는 제도인데 상임위에서 질의응답이 이뤄지는 것보다도 전문성이 떨어진다”면서 “의례적 형식적 질문이 이어지기도 하고 이번 대정부질문에서도 나타나듯 다수의 의원들이 동일한 질문을 하다 보니 지나친 중복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중간에 자리를 뜬 한 방청객에게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어디를 가시느냐”고 묻자 “매일 봐도 같은 얘기밖에 없는데 좀이 쑤셔서 더 자리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국회 사무처 한 직원은 “제가 대정부질문의 존폐여부에 대해 언급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도 “효율성이 없다는 얘기는 자주 듣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