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준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 문제를 두고 연일 충돌하는 가운데, 이를 지켜보던 친박계 의원들이 3일 일제히 협공에 나섰다.

    이성헌 의원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했다가 파기할 당시 정 대표의 성명을 문제 삼았고, 이경재 의원은 당 분란의 원인으로 정 대표를 지목하고 취임 초기 기대와 반대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이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강성옥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전날 있었던 정 대표의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부분을 지목해 말문을 열었다.

    정 대표가 연설에서 “약속의 준수는 그 자체로 선하지만 선한 의도가 언제나 선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데 대해 이 의원은 “좋은 결과가 예상되지 않는 약속에 대해서는 파기해도 된다는 말로 들리는데, 좋은 결과가 예상되는 약속은 지키고 좋지 않은 결과가 예상되는 약속은 지키지 말라고 (아이들에게) 교육시켜야 될 지 참 걱정스럽다”고 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 후보께서 매년 7%성장을 약속했지만 작년에 0.2%정도 경제성장률을 올렸다”며 “약속에 비해 형편없는 성적이었지만 얘기치 않은 경제위기를 고려해 최선을 다했다는 평을 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찬사를 보낸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정 대표께서는 지난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하고 단일화를 해서 지지했다가 대선 하루 전에 철회했다”면서 “당시 냈던 성명을 보니까 ‘상호 신뢰와 존중의 후보 단일화 정신이 깨졌기 때문에 이걸 파기했다’고 얘기를 했다. 본인도 신뢰를 상실했을 경우 느낄 수 있는 아픔을 겪으신 분이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정치인들이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야욕과 야심에서 국가대사를 본의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정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박 전 대표가 원안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야욕과 야심 때문에 원안을 고수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말씀”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정 대표가 ‘박 전 대표도 원안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은 아닐 것’이라고 말한데 대해서도 “지극히 잘못됐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또 공식적으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경재 의원도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정몽준 대표가 취임할 때 라운드 테이블을 마련한다고 해서 당이 단합하는 분위기로 잘 갈 것이라고 기대했었다”며 최근 정 대표의 행보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특히 “당을 첨예화시키는 발언을 계속하면 지방선거도 어렵게 가고 이명박 정부의 성공도 어려울 것”이라며 “세종시 문제에서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 악이고 세종시 수정안이 미래라고 말씀하시는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게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안이라면 애당초 지방선거 때 표를 달라는 포퓰리즘으로 가지 말고 당당하게 수정하겠다고 밝혔어야 했다”며 “그때는 원안대로 하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고, 그렇게 하겠다고 해 놓고 지금에서야 아니라고 하는 것은 참 어렵게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