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또 '왜곡보도' 또 사과방송

MBC가 아이티 지진현장 보도와 관련한 왜곡보도를 인정하고 1일 사과방송을 했다.

앞서 28일 MBC는 아이티 현장에 급파된 국제구조대 대원들의 열악한 상황과 안락한 현지 대사관 직원들의 상황을 비교 보도하며 강성주 도미니카 대사의 발언을 임의로 왜곡해 악의적 편집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MBC는 이날 오후 9시10분경 방송에서 "자체 조사 결과 실제 이 발언은 강 대사가 119구조대원을 의식한 게 아니라 ＵＮ사무총장 특별대표와의 면담 결과를 전하는 내용이었는데 보도에서는 면담 결과라는 부분을 소개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또 MBC는 "강 대사 발언의 전체 흐름으로 볼 때 민간구호 단체가 준비없이 섣불리 와서는 안 된다는 취지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결과적으로 강 대사의 발언을 충실하게 전하지 못해 혼돈과 오해를 낳은 점을 인정하고 외교부와 당사자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MBC는 이어 "앞으로 이런 오류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을 철저히 세울 것을 약속드린다"면서 "그밖에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본 보도의 가장 큰 취지는 119구조대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활약하고 있고 여기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밝혀둔다"고 해명했다.

MBC뉴스데스크는 지난 28일 '지진현장에 간 우리 외교관'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아이티에 파견된 대사관 직원들이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곳에서 머물면서 사무실 안에는 매트리스와 맥주, 콜라를 쌓아놓고 있는 반면, 구조대원들은 변변한 숙소조차 없이 샤워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방송을 내보냈다.

또 강 대사가 "스스로 여기에서 식사문제라든지 자기 모든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들만 와 줬으면 좋겠다"고 인터뷰 하자, MBC 소속기자는 "대사님, 그게 무슨 말인가요? 적당히 하고 오지 말라는 말인가요?"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강 대사가 "아…그…" 라며 말을 얼버무리며 무언가를 답변했지만 이 부분을 편집해 방송하지 않았다. MBC는 보도를 통해 강 대사가 마치 119구조대가 아이티에 구조활동을 하러 오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듯한 인상을 심어줬으며 이 때문에 외교통상부 홈페이지는 강 대사의 발언에 항의하는 글로 한 때 마비됐었다.

그러나 방송 후 아이티 현지 봉사자들이 MBC보도내용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면서 왜곡, 악의적 편집 논란이 제기됐다.

3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아이티 구조대원은 논란이 된 맥주와 매트리스에 대해 "열심히 일하는데 격려한다고 저녁식사 후 휴식시간에 구조대원과 봉사단원들에게 준 것"이라고 설명한 뒤 "인터뷰 도중 기자가 '아니 그럼 대충 적당히 하다 가라는 겁니까?'라는 질문도 참…사람 심리를 몰아가는 듯한 질문"이라며 MBC의 악의적 보도 태도에 분개했다.

현장에 동행한 모 일간지 기자와 도미니카 공화국주재 대사관 최원석 서기관 역시 "통신 언어 식사 잠자리 등 모든 것이 그리고 모두에게 열악한 상황 속에서 MBC 및 일부 기자들이 불만을 갖게 된 것 같다"면서 "MBC기자가 10여차례에 걸쳐 유도성 자극적 질문을 던졌다"는 글을 올렸었다.

◇다음은 MBC뉴스데스크 사과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