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의 아이티 왜곡보도 사과방송에 대해 방식과 표현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네티즌 지적이 쏟아졌다. 여기에 지난 PD수첩의 광우병 오역 조작논란과 좌편향 보도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MBC 보도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게이트키핑이 필요하다는 네티즌 의견이 많았다.

    앞서 1일 MBC는 오후 9시 뉴스데스크에서 아이티 지진현장 취재과정에서 빚어진 왜곡 논란중, 도미니카 주재 강성주 대사 발언에 대한 '악의적 편집' 비판에 대해 일부 사과하는 방송을 냈다. MBC는 지난 28일 방영분에서 아이티 현장에 급파된 국제구조대 대원들의 열악한 상황과 안락한 현지 대사관 직원들의 상황을 비교 보도하며 강성주 도미니카 대사의 발언을 임의로 거두절미하고 악의적 유도질문으로 왜곡했다는 편집 논란을 일으켰었다.

    ▲1일 보도된 MBC 9시 뉴스데스크 사과 전문

    ● 앵커: 지난주 아이티 지진피해 현장에 파견된 우리 119구조대의 열악한 처지와 외교부 직원들의 모습을 비교 보도해 드렸습니다.

    보도 이후 뜨거운 논란이 일었는데 이에 대한 본사 자체 조사 결과를 전해 드립니다.

    지난주 본사는 보도를 통해 도미니카 현지 대사가 구조대가 오는 게 영 탐탁치 않게 여긴다는 반응이라면서 강성주 대사의발언을 소개했습니다.

    스스로 안전을 책임지고 개인적인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만 와달라는 발언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체 조사 결과 실제 이 발언은 강 대사가 119 구조대원을 의식한 게 아니라 UN사무총장 특별대표와의 면담 결과를 전하는 내용이었는데 보도에서는 면담 결과라는 부분을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강 대사 발언의 전체 흐름으로 볼 때 민간구호 단체가 준비없이 섣불리 와서는 안 된다는 취지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결과적으로 강 대사의 발언을 충실하게 전하지 못해 혼돈과 오해를 낳은 점을 인정하고 외교부와 당사자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본사는 앞으로 이런 오류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을 철저히 세울 것을 약속드립니다.

    또한 그밖에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본 보도의 가장 큰 취지는 119 구조대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활약하고 있고 여기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밝혀둡니다.


    MBC의 이같은 해명보도에 상당수 네티즌들이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MBC는 사과방송을 통해 "결과적으로 강 대사의 발언을 충실하게 전하지 못해 혼돈과 오해를 낳은 점을 인정하고 외교부와 당사자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만 했다. 정작 논란을 증폭시킨 매트리스와 맥주, 샤워시설 등 사실과 다른 허위사실 유포행위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이나 단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
    네티즌은 "당시 방영된 부분을 보여주고 강 대사나 대변인 인터뷰를 통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확실히 보도하라"며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인 맥주와 매트리스 등 119구조대 처우에 관한 문제도 확실히 규명해 달라"(STEELER08)고 촉구했다.

    "MBC 제대로 된 사과해라…사과문 반전, 식스센스보다 소름 돋아"

    MBC의 이날 사과방송 후, 해당 게시판에 의견을 올린 네티즌 'kyjoh' 는 "사과문을 듣는데 마지막 반전에 식스센스보다 더 소름이 돋더라"라고 황당해 했다. 'duck2411'는 "한 사람, 한 기관, 국민 모두를 바보로 만들어놓고 말미에 능구렁이처럼 넘어가는 사과문(이라고 쓰고 변명이라 읽는다)"고 혀를 찼고, 'JANGWOOIE'는 "제대로 된 사과하려면 10분으로 특집해라 무슨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칼로  사람죽이고 미안하다고 오해였다고 사과하면 끝이냐"고 따졌다. 'HAPPYBRIDGE'는 "충실하게 전하지 못한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전하지 않았고 왜곡했음을 인정해라"며 "혼돈과 오해를 낳은 것이 아니라, 억울함과 분열을 초래했음을 인정하라"고 질타했다.

    "공영방송 MBC, 조작전문 방송 돼 버렸다" 네티즌 허탈

    앞서 MBC보도는 자사프로그램 'PD수첩'-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2008년 4월) 편을 통해 번역을 오역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과장했다. 또 '생방송 오늘 아침'(2008년 7월)에서는 한 전경 어머니의 인터뷰 앞 뒤 부분을 교묘하게 잘라서 해당 프로그램 입맛에 맞는 편집을 해 사과문을 방영한 바 있다. 이밖에도 2007년 대선 편파 의혹과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관련 방송과 관련해서도 왜곡 편파 시비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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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의 사과 방송 후, 해당 게시판에 항의하는 네티즌 글 ⓒMBC캡처 

    게시판에도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MBC보도 태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컸다. 'BIOMED2'는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앞뒤 자르고 조작을 하는지, 일반인의 상식으로도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고 경악했다. 이 네티즌은 "만일 사실을 밝힌 119대원이 없었더라면 외교부 앞에서 우리의 철없는 무리들은 또 외교장관 물러나라고 촛불집회를 했겠지…어이없고 슬프다. 이런 것을 언론이라고 믿고 있으니…"라고 개탄했다.

    'duck2411'은  "PD수첩도 솔직히 오역 투성이었다"며 "PD수첩 방송도 '미국소는 다 광우병이다'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여기저기 많이들 힘 써서 손 본 자국들이 있었다"고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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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MBC아이티 왜곡보도에 사과방송을 한 MBC ⓒMBC캡처 

    MBC의 데스크 자정능력을 촉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아이디 'SIMPLYKIM '은 "정말 솔직히 말해 기가 차고 화가 난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전 국민이 보는 뉴스를 왜곡을 할 수가 있는거냐"면서 " 선량한 사람들을 언론권력의 힘으로 순식간에 나쁜 사람을 만들어 버리고, 대사해임 청원이라는 것까지 인터넷에 뜨게끔 만들었는지…저렇게 조잡한 왜곡을 걸러낼 힘도 뉴스데스크에게는 없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또 "명예를 실추당한 사람에게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라고 씁쓸해 했다.

    'PETER9120173'은 "공영방송 MBC는 조작방송전문으로 됐습니까"라고 허탈해했다. 또 "멀리서 고생하는 대사관 직원들을 욕 보인 점은 도저히 상식 밖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아이티에서 고생하는 분들을 편집조작으로 그렇게 만들어버리냐"면서 "좌편향 방송 진절머리 난다"( nimiyuts)고 했고, 'CELOA' 는 "뉴스의 앞과 뒤를 모두 자르고 필요부분만 편집하다니…MBC답다"고 혀를 내둘렀다.

    'sageguy99'는 "저건 다분히 의도적이고 악의적이다. 당장 기자를 처벌해라"고 촉구했다. 또 "보도의 가장 큰 취지는 대접받지 못한 기자의 보복이었다"며 "엄정하게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했으니 밝혀지는 대로 계속 사과방송을 하라"며 당시 아이티 현장 취재기자의 문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