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4월 재보선 공천배제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정동영 의원이 12일 민주당에 복당 신청서를 냈다.

    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 "2010년 지방선거 승리를 넘어 정권을 되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동 민주당, 큰 그릇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지난 재보궐선거 기간 당에 부담을 준 데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면서 "치열한 선거과정에서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동지들에 대해 정치적 이유를 떠나 인간적으로 넓은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부족했던 부분을 뼈를 깎는 마음으로 반성하고 국민에게 다시 권력을 달라고 요구할 정당성과 실력을 갖춰야 한다"며 "저부터 달라지겠다. 백의종군 자세로 가장 낮은 길, 가장 험한 길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을 비롯해 호남 무소속 신건, 유성엽 의원 2명도 이날 복당신청서를 제출했다.

    정 의원을 비롯한 복당 신청자들은 1월 내 복당 완료를 기대하고 있으나 민주당 내부에서 친노(친노무현)386세력의 반발이 적지 않아 이달 내 절차가 완료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친노 안희정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당을 뛰쳐나가 당을 향해 총질을 한 행위에 대해 분명히 불이익을 줘야 한다"면서 "재·보선 당시 정 의원을 도왔던 해당행위자에 대한 징계가 먼저"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정 의원 복당원서 제출에 따른 입장 전문

    다음은 정 의원은 복당원서 제출에 따른 입장 전문.

    오늘 저는 민주당에 복당원서를 냈습니다.

    지난 4월 10일 잠시 옷을 벗지만 다시 함께 할 것이라던 약속, 단 한 번도 잊은 적 없습니다. 매순간 저의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민주당의 선택이었고, 원내에 들어온 이후 주요현안과 정책에 대해 같은 입장과 행동을 취해왔습니다. 오늘 저의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재보궐선거 기간 당에 부담을 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합니다. 선거의 치열한 과정 속에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동지들이 있습니다. 정치적 이유를 떠나 인간적으로 넓은 이해를 구합니다.

    지난 10개월은 저에게 '정치'란 무엇이며 '정치인의 역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반성과 모색의 시간이었습니다. 의원선서를 하며 '용산참사 유가족의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정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다행히 장례는 치루어졌지만 아직 용산문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진실규명은 물론, 제2, 제3의 용산참사를 막기 위한 철거민 상가세입자에 대한 근본적 대책도 서둘러야 합니다. 세종시 문제에 대해 국민적 토론과 합의, 그리고 법 제정이 이루어졌는데도 정부는 이를 깡그리 무시하며 2010년에도 일방통행과 독주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2010년은 예산안과 노동법을 다수의 폭거로 통과시키며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통합민주당의 대선후보로서 10년 민주정부의 성과들이 무너지는 것을 바라보며 대선패배의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삶의 희망을 놓쳐버린 국민의 아우성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애정이 없는 민주주의는 결국 독주와 독선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인간에 대한 애정이 없는 시장경제는 결국 독점과 탐욕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준엄한 교훈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막아야 합니다. 국민의 뜻 위에 군림하는 권력, 국민의 상식을 비웃는 정치는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2010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합니다. 2010년 지방선거는 건강한 지방권력의 탄생과 함께, 독선과 독주로 일관하는 현 정권에 대한 중간심판의 기회입니다. 또한 2010년 지방선거 승리를 넘어 정권을 되찾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大同 민주당, '큰 그릇 민주당'을 만들어야 합니다. 국민들은 지금 민주당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그릇인가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작은 차이와 균열을 넘어서야 합니다. 통합과 연대는 지금 이 순간 민주개혁세력의 절대적 책무입니다. 우리가 부족했던 부분을 뼈를 깎는 마음으로 반성하고, 국민에게 다시 권력을 달라고 요구할 정당성과 실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저부터 달라지겠습니다. 백의종군의 자세로 가장 낮은 길, 가장 험한 길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존경하는 당원 동지들과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당과 함께 승리의 길을 만들고 싶습니다. 민주당과 함께 하는 것이 정동영의 길이라 확신합니다. 제 모든 힘을 다 보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 1. 12 정 동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