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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상정 문제로 대립각을 세웠던 김형오 국회의장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6일 열린 국회 조찬기도회에서도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기도회는 김 의장과 정 대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해 말 예산안 강행처리로 여야 관계가 냉각된 후 처음으로 자리를 같이 한 자리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예배에서 축사를 한 김 의장은 "연말연시에 여야가 극한 대립으로 날밤을 지새우는 모습을 다시는 국민에게 보여드리지 않아야 한다"면서 "각 당, 정파의 주장이 옳고그름을 떠나 이런 행태는 국민 분노만 산다"고 포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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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조찬기도회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왼쪽에서 세번째)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왼쪽 첫번째)가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또 노동관계법 통과 당시 자신을 향한 야당 의원들의 비난을 염두에 둔 듯 "적어도 국회 수장인 국회의장에게 막말하는 풍토는 없어야 한다"며 "국회의장 말을 왜곡하고 아전인수식으로 몰아치는 버릇은 없어져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의장은 전날(5일) 국회 시무식에서도 여야 대치 속 국회 마비상태를 지적하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폭력에는 관용이 있을 수 없다"며 '폭력없는 국회'를 강조했다.
이어 연설한 정 대표는 "작년에는 참으로 고통스러운 한해였다"고 맞받았다. 그는 "어려운 사람은 더 어려운 양극화가 심화된 한해였고 국회에서는 정치력과 포용력, 관용이 실종된 한해였다"면서 "금년에는 국회가 국민 고통을 희망으로 돌리는 노력이 있어야 하고 정치력이 복원돼 힘센 사람이 일방통행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새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예산안과 노동관계법 개정안 강행처리와 관련해 "한나라당과 김형오 국회의장은 대통령 꼭두각시가 돼 시키는 대로 하지 않겠다는 독립선언을 좀 해라"고 맹공을 가했다.
한편, 두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안한 모습으로 축사를 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해 국회가 국민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면서 "금년 한 해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드는 일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축사 후 김 의장 및 여야 대표는 악수를 나누며 화해 제스처를 보여줄 것을 요청 받았다. 양당 대표는 다소 어색한 모습을 보이면서 손을 맞잡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기도회에는 한나라당 이상득 김영진 황우여 남경필 박진 의원, 민주당 김진표 장상 최고위원, 강성종 의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