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lain living and high thinking are no more:”

    William Wordsworth

    시인 워즈워스는 1802년의 런던을 바라보면서 영국의 도덕적 타락을 한탄하였습니다.

    검소한 생활, 고상한 생각은 이젠 없구나
    옛날의 착한 삶을 지탱하던 그 소박한 아름다움
    이제는 사라지고, 우리의 평화도, 그 경건하던 순진함도,
    생활의 규범을 가르치던 순수한 종교도, 이제는 가고 없어


    19세기 초의 런던에서 그 시인이 느낀 감회가 21세기 초의 서울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심정과 비슷합니다. 이 나라에 도덕이 있습니까. 윤리가 있습니까. 정치도 경제도, 심지어 교육도 정도를 벗어나, 서로 물고 뜯기에 바쁩니다. 중상과 모략, 권모와 술수가 판을 치는 오늘입니다.

    여·야가 정치적 동기에서 합의를 보았다는 세종시가 행정수도는 되지 못해도, 울산과 같은, 포항과 같은 신도시로 건설되어 전 세계의 각광을 받게 된다면, 굳이 반대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닙니까.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고 이 땅의 4대강을 살려보겠다는데 한사코, 일꾼의 팔·다리를 꺾어야 할 까닭이 무엇입니까. 정말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오늘이 위기가 아니라면 한국 역사 5천 년에 어느 때에 더 큰 위기가 닥쳐왔던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임진왜란 전야, 한일합방 전야가 위기가 아니었다는 말이 아니라 그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른 대한민국이 세계를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면 우리는 영영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힐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세종시를 원안대로 강행하자는 사람들과 강행해서는 안 된다는 사람들이 대립하여 계속 싸우게 해야 합니까. 여론 조사의 결과는 원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유권자의 수가 월등 많다는데, 조사해보지 않아도 알만한 일입니다. 국민투표에 회부하면 찬성과 반대의 격차는 더 심해질 것이 뻔합니다. 국민투표까지 갈 필요도 없는 안건이 아닙니까.

    북은 새해 접어들면서 새로운 전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북의 신년 벽두의 신문 사설이 한국이나 미국을 비난하지 않은 것은 6·25 터지고 난 뒤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소련군 철수했으니 미군도 철수하라.” 김일성은 그렇게 주장하며 핏대를 올렸습니다. 미군도 어쩔 수 없이 철수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동안 그들은 평화공세만을 일삼았으나 그것은 모두 남침의 준비였습니다. 그리고 6·25 남침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