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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외교·통일·국방분야 업무보고를 마지막으로 새해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모두 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에서 가진 업무보고에서 "외교와 안보 통일분야는 과거의 발상으로는 새로운 국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며 "사고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공직자에 대해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유치 등 외교부의 성과와 노력을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외교관은 화려한 직업이기 전에 헌신하고 봉사하는 자리"라며 "세계질서를 선도하는 사고의 변화와 희생정신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아프리카 등 오지로 파견돼도 보다 낫고 편한 곳으로 이동되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이날 업무보고 화두는 '혁신'과 '헌신'"이라고 정리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됐다"며 "도움을 받는 것보다는 도움을 줄 때가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따뜻한 가슴이 수반돼야 한다. 원조받던 심정을 우리가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따뜻한 마음으로 재정적 지원과 경험을 함께 나눠줘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여타 원조 수혜국과 다른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 설치와 관련, 이 대통령은 "군이 국민으로부터 계속 신뢰받기 위해서는 지금이 변화해야 할 때"라며 "국가 대 국가 사업인 방산수출을 포함해 방위산업 전반에 대한 면밀한 검증과 검토가 이뤄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독려했다. 이 대통령은 "군 병력 감축방안도 종합적으로 잘 검토해 합리적으로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후 가진 정책수요자들과의 환담에서 ODA(공적개발원조) 분야에서 NGO(비정부기구)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자 "민간이 ODA 분야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하면서 "나 또한 퇴임하면 NGO 활동으로 세계와 국가에 봉사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 업무보고가 '경제위기 극복'을 화두로 삼았다면 이번에는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찍었다"며 금년 업무보고가 갖는 특징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체질을 강화해 서민생활을 안정시킨다는 목표 아래 진행됐다"며 "연초에 곧바로 국가고용전략회의를 개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합동보고가 부처별 '단순 묶음' 형식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테마별'로 진행됐다는 점도 지난해와 달랐던 점으로 꼽힌다.
지난 14일 서민·고용 분야로 시작한 업부보고는 △ 경제금융·기업활동 △ 산업·중소기업 △ 교육·과학·문화 △ 법·질서 △ SOC·지역경제 △ 외교·안보 분야의 7개 테마로 나뉘어 진행됐다. 효율적 정책집행을 위해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앤다는 방침은 이번에도 적용됐다. 공통 토론주제 선정이라는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되, 내용은 더욱 밀도 있게 구성됐다.
이 대통령은 첫 업무보고를 시작하면서 "융합의 시대이므로 관련 있는 부처를 함께 모아 토론하고 논의하면서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려 한다"고 취지를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