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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가 망한 적은 여러 번 있었습니다. 고구려와 백제는 신라에 의해 멸망당했고, 통일신라는 고려 때문에 무너지고 “그 나라 망하니 베옷을 감으시고” 홀연히 떠나 자취를 감춘 이가 마의태자라고 배웠습니다. 흔들리던 고려는 정몽주가 칼이건 몽둥이건, 흉기에 맞아 선죽교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이성계의 새로운 왕조가 등장하였던 것입니다.
그것은 모두 왕조시대의 일이었고, 고종황제의 대한제국이 견디다 못해 쓰러진 경위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대한제국이 망하고 우리는 일제의 노예가 되어 40년의 긴긴 세월을 신음하며 살아야 했습니다.
해방이 되고 “신천지가 안전에 전개” 되었습니다. 소련군이 주둔했던 북의 공산당이 유엔 감시 하의 총선거를 반대하여 38선 이남에서 새로운 공화국이 탄생하였습니다.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강조하는 민주공화국입니다. 이 공화국이 법에 따라 수립되었고 이승만도 법에 따라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다수결’이 법절차의 흔들 수 없는 원칙이었습니다.
군사 쿠데타도 한 번 있었습니다마는 간접이건 직접이건 모두가 선거와 투표를 통해 다수결의 원칙으로 결정된 일들이었습니다. 김영삼이 대통령이 된 것도, 김대중·노무현이 청와대의 주인이 된 것도, 선거와 투표를 통한 다수결의 원칙으로 된 일들입니다. 이명박은 무슨 힘으로 17대 대통령이 되었습니까. 다수결로! 압도적 다수의 유권자가 저를 지지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의 대한민국 국회는 왜 있습니까. 누굴 위해 있습니까. 그렇다면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감히 “유권자인 국민을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야’는 무엇이고 ‘여’는 무엇입니까. 왜 이렇게 복잡하고 혼란스럽습니까.
정치가 실종된 원인은 한 가지 뿐입니다. 다수결의 원칙이 실종되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국회 안에서 (밖으로 장을 옮기지 말고) 모든 안건이 다수결의 원칙으로 결정되고 그 결정에 여·야가 승복하면 됩니다. 세종시 문제나 4대강 살리기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이 타당한 것 아닙니까. 국회에서 다수결 원칙으로 결정하세요. 일일이 국민투표에 회부하면 (그래야 할 경우도 있긴 하겠지만) 시간도 돈도 너무 많이 드니까 국민투표를 대신하여 국회가 표결에 붙이는 것 아닙니까.
아무 것도 되는 일 없이 세월만 보내다가 어쩔 수 없이 대한민국이 망하는 것 아닙니까. 북의 김정일이 가만있을 리가 없습니다. 남조선에 그동안 열심히 심고 가꾸어온 그의 졸도들의 수가 어지간하다는데, 다수결 원칙 하나를 포기하고 이러다가 김정일 세상이 되고 나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하실 겁니까. 대한민국의 위기가 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