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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가 재테크 대상으로 거론되던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상가를 사고팔 때 집이나 땅과는 달리 세금부담이 적고 매매 시 행정규제도 덜 받기 때문이다. 더욱이 입지가 좋은 상가는 고정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어 노후대비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상가지역과 업종을 잘 고르면 영업이익과 함께 권리금까지 챙길 수 있는 알짜 재테크상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상가투자 성공여부는 해당 물건 특성을 얼마만큼 제대로 파악, 잘 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초보자는 활성화된 상권이나 손님이 많이 오가는 상가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이처럼 모든 부동산이 그렇지만 특히 상가는 입지가 좋아야 한다. 어느 곳에 있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돈을 벌게 해주는 상가를 찾기 위해선 상가별 특성부터 알아야 한다.
중심상가를 잡아라
도심 한복판에 있는 상가를 말한다. 중심상가는 위치가 좋아 장사가 잘 되고 유동인구가 많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서울 명동, 종로, 남대문, 동대문 등지는 재래시장과 백화점 등 현대식 쇼핑시설이 섞여 있어 고객확보가 쉽다. 점포 값이 비싸고 권리금이 높은 게 흠이다.
중심가 점포라도 다 수익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초보투자자는 무턱대고 투자하면 안된다. 도심의 좋은 목을 내세워 비싼 값에 매물이 나오지만 수익성은 외곽 상가보다 떨어지기도 한다. 원금회수기간을 넉넉히 잡아야 하므로 소액투자자는 될 수 있는 한 피하는 게 좋다.물량이 넘치는 것도 문제다. 서울 도심에서 분양하는 상가가 줄을 잇고 있다. 점포수 300개 이상인 대형 쇼핑몰만 2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물량이 넘친다. 도심 가운데 있다는 장점만 보고 ‘별 일 있겠나’ 싶어 분양받았다간 낭패하기 십상이다. 임대료가 비싸 세를 얻는 사람이 뜸해지고 상가슬럼화로 목돈이 묻히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쇼핑몰 안의 미니점포와 리모델링 상가는 투자비는 적지만 안정적인 고정수익을 올리기 쉽다.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에 있고 중·대형 상가도 많아 손님을 쉽게 끌어 모을 수 있다. 투자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유동인구, 위치, 상가 주체의 자금력, 마케팅 능력, 시세 대비 매매가(분양가) 등을 확인한 뒤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단지 내 상가
저금리시대에 각광받는 주택단지 내 상가다. 큰 아파트단지면 더욱 좋다. 백화점셔틀버스 운행정지조치 뒤 단지 내 상가가 안정적이란 얘기가 퍼지면서 상가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고 있다. 단지 내 상가는 소자본으로도 임대할 수 있고 상권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것이 장점이다. 따라서 초보자라도 큰 무리없이 투자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반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안정적 고정수익을 노리기엔 좋지만 멀리 볼 땐 유망한 부동산상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무턱대고 “남이 하니깐 나도한다”는 식의 묻지마 투자는 바람직하지 않다. 단지 내 상가는 상권변화가 적은 편이다. 안정성 확보에선 유리하지만 고객수요가 한정적이고 목이 일정해 발전성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주변에 대형마트 등 큰 상가가 들어설 경우 손님 발길은 그쪽으로 향하게 되어있어 규모가 작은 단지 내 상가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되도록 비싼 분양가로 사기보다 적정한 금액으로 마련하거나 경매물건을 잡아야 투자수익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대단지 분양 상가는 잘못하면 ‘상투’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보수적인 투자자세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재테크 지혜다. 서울지역 분양경쟁률이 수십 대 1을 넘고 낙찰가가 예정가보다 200% 이상 높게 결정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단지 내 상가에 투자를 하려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고 입찰경쟁이 덜한 수도권 외곽으로 눈을 돌리는 게 유리하다.
초보 투자자가 반기는 근린상가
소자본창업자나 초보투자자가 가장 좋아하는 상가다. 유흥업을 뺀 다양한 업종 유치가 가능하다. 유동인구가 늘면 투자금회수가 쉬운 상가이기도 하다. 대단위 주거단지나 아파트 밀집지역을 배후로 한 곳에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 거주인구를 배후상권으로 하므로 상권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여지가 높다. 상권이 무르익었을 땐 프리미엄까지 챙길 수도 있다. 따라서 초보투자자는 분양가가 비싸더라도 이왕이면 1~2층 상가를 잡는 게 유리하다. 고층일수록 고객 접근성과 인지도가 떨어지고 영업환경이 불리해진다.
수도권 신도시나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서 개발이 끝나지 않은 대로변 상가를 처음 분양 받으면 상가가 활성화될 때 부동산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다. 근린상가는 투자 전에 세밀한 입지분석으로 유동인구를 끌어들이고 상권 확보가 확실한 목 좋은 것을 잡아야 한다. 유동인구보다 공급이 많거나 분양가격이 주변시세보다 턱없이 비싸면 투자매력이 떨어진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파생상가란 무엇인가?
주 건물의 보조역할을 하는 상가를 일컫는다. 의류상가의 수선센터, 병원의 식당, 예식장 건물의 음식점이 여기에 해당된다. 의류상가 옷수선점은 ‘악어와 악어새’ 역할을 하는 점포다. 따라서 주 상가의 영업상황에 따라 사업성패가 가려지므로 잘만 고르면 큰돈을 벌 수 있다. 이런 상가를 분양 받으려면 정보가 빨라야 한다. 인맥이 닿아 특혜분양 받는 길도 생각해볼 수 있다. 새 백화점 아이스크림가게, 대형 업무용빌딩의 지하매점은 돈을 아무리 내도 분양 받기 쉽지 않다.하지만 그런 운 좋은 상가가 아니라도 발품을 팔고 정보를 제대로 모으면 목 좋은 상가를 차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도시 대형 패션상가 분양현장에 가보면 2~3평짜리 옷수선점, 열쇠집, 담배가게, 분식집 등이 분양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 같이 조그만 가게지만 잘만 고르면 번듯한 대형 상가점포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도 있다. 이런 상가를 잡으려면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 여유를 갖고 분양업체나 공사현장 부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두루 알려야 한다. ‘실수요자’란 점을 강조하며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꼭 분양 받겠다’는 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분양 현장을 찾아가 책임자에게 알리거나 대형건물을 짓는 설계사무소 직원 등에게 귀띔해두면 의외로 고급정보를 얻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