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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3일 자당에 쓴소리를 쏟았다. 당 부설 민주정책연구원(원장 김효석)이 '뉴민주당플랜과 생활정치의 만남'이란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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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부겸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토론자로 나선 김 의원은 시작부터 "이명박 대통령이 제 멋대로 하는데도 견제 못하는 것은 야당이 흐리멍텅하기 때문 아니냐"며 작심한 듯 자당에 대한 불만을 쏟았다.
김 의원은 "냉정하게 보자"고 주문한 뒤 "역대 대통령들은 집권 2년차에 국민 지지도가 30%로 떨어진 뒤 회복한 적이 없다"며 그러나 "좋든 싫든 이 대통령은 '중도실용'을 내세워 다시 50%로 반등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열린우리당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율이) 어디까지 내려가면 반등될 것인가를 고민했지만 국민 가슴에 와 닿는 적절한 아젠다를 개발하지 못했고 대안제시에 실패했다"며 "지금 우리가 농성도 하고 투쟁도 하지만 그것만 갖고는 안된다. 국민은 '쟤들은 맨날 저것만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나로서도 어렵지만 (민주당은 아직) 운동권 정당의 티가 있다"면서 "이것을 던져야 한다. 이것 갖고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은 주택·교육·일자리 등 구체적인 요구를 하는데 민주당에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기억 속에 남아있는지 모르지만 한나라당이 야당일 때 무모할 만큼 정책적 아젠다를 던졌다"며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반값 아파트'를 기억할 텐데 우리가 강남 집값을 못잡아 죽쑬 때 국민은 '아 저 사람들(한나라당)은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이 야당 때 몇 가지 아젠다에 대해 어떻게 국민에게 다가갔는지와 지금 우리 모습을 비교해보자"며 재차 "운동권 정당 티를 벗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토론 주제로 테이블에 오른 '뉴민주당플랜'은 이미 지난 5월 발표된 것이다. 그러나 '현대화' '탈이념' 등의 일부 용어를 이유로 당 일각에서 '한나라당 2중대를 하자는 것이냐'고 문제 삼고, 곧바로 노 전 대통령 투신자살로 당 분위기가 급격히 왼편으로 쏠리며 7개월간 서랍 속에 있었다. 김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조화시켜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뉴민주당플랜을 두고도 토론도 하기 전에 '우경화다' '한나라당에 투항하자는 것이냐'는 등의 비판으로 쓰레기통에 갈 위기에 있었다"며 "지금에서야 다시 지도부와 의원 사이에서 (민주당의 방향을) 마련하자고 해 토론이 이뤄지지만 우리는 겸손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아주 냉정하게 말해 지금의 우리 24~25%의 지지율로는 (한나라당을) 못 이긴다"며 "지방선거는 간단하지 않고, 이명박·박근혜를 지지하는 보수층도 옛날과 같이 간단하지 않다"고 강조한 뒤 "그런 세력과 맞서려면 우리가 더 실현가능성 있는 정책과 진정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구름잡는 얘기는 그만해야 한다. 민주당 하면 떠오르는 것은 늘 반대만 하는 것"이라며 "촛불집회 경험을 잘 알고 있겠지만 거대한 권력을 두고 싸우는 게 아니라 생활 속 이슈만으로 그렇게 많은 (국민이) 나오지 않았느냐"고 말한 뒤 "그들에게 과거방식으로 조직화하고 개입하려 해 촛불은 꺼졌다. 민주당은 그런 점에서 겸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