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틀 전에 좌익 탐구생활에 대해 글을 올렸던 바, 우익에 대한 탐구생활을 건너뛴다면 형평성 문제도 있고, 되돌아보는 계기의 박탈이란 아쉬움도 있을 것 같아, 오늘은 우익 탐구생활로 몇자 적어본다.
    그러나 뭉뚱그려 전체로의 우익이 아닌, 수 년간이나 끈질기게 갈등관계를 이어온 朴 지지자와 李 지지자로 그 영역을 좁힌다.

    그 중에서도 특히 묻지마 지지자들인, 소위 빠돌이로 불리는 박빠와 명빠에 국한된 탐구생활이랄까..
    하여 보편적 심상을 가지고 상식수준에서 지지하는 분들은, 여기에 해당사항 없음을 미리 밝혀둔다.

    # 박빠 탐구생활

    나 박근혜님 지지자에요. 그런데 왠지는 몰라도 남들은 나더러 박빠라고 불러요.

    여하튼 오늘도 어제와 똑같은 스케쥴이 나를 방가방가 기다리고 있네요. 1년 365일 똑같은 스케쥴에 따라 움직여도 눈꼽만치도 지겨운 마음이 안드는 걸 보면, 제 적성에 딱맞는 보람찬 일인 것같아요.

    우선 울 박근혜님 지지하는 사이트에 들어가 회원님들과 인사를 나눠요. 오늘도 근혜님을 위해 이 한몸 최선을 다하겠다 서로 다짐하며 전의를 불태워요.

    맹박 대통령이 아끼는 운찬이가 일본 희생자 유가족에게 무릎을 꿇었다네요. 물론 용산참사 때와는 택도없이 다른 상황이지만, 이딴 건 무시하기로 하고 쏟아지는 비난에 뽐뿌질을 해대요.

    그런데 이런 시불라리제이션! 믿었던 한 넘이 용산참사 때와는 다른 상황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이것만큼은 아니다"며 느닷없이 태클을 걸어대고 있어요.

    "나도 알어, 쨔샤~"라 말하려는 이성을 꾹 눌러 집어넣고는, 그 자리에 충만한 감정을 불러내 "너 위장 박빠지?"와 "너 명빠지?" 중 기분 내키는대로 골라 표창질을 해대요. 아마 열라리 아플거예요.

    믿을 놈 하나없다는 말을 실감해요.  이러니 확실한 진성 박빠와 위장 박빠를 철저히 구별해야만 해요.그래서 진성 박빠들은 서로 죽고 못사는 '우리'가 되어야만 하고, 위장 박빠들과는 확실한 '유리(遊離)'가 필요한 거에요.

    울 박근혜님께 백번 좋은 말을 했더라도, 이렇게 한번이라도 안좋은 말이나 딴지를 걸면, 그때부터 난 그넘을 사람으로 안봐요. 이것이 진성 박빠가 반드시 가져야 할 마음이에요.

    끓는 배신감을 억지로 삭이며, 이젠 역겨운 명빠사이트를 찾아요. 기분 더럽더라도 어쩔 수 없어요.
    거기서 울 박근혜님 욕하는 넘들 깨부셔야 한다는 사명감이, 나를 밀어대고 있으니까요.

    봄도 아닌데 역시나 근혜님 씹는 글들로 도배가 한창이네요. 명빠사이트에는 로그인을 안하기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기존 닉으로, 막말댓글은 즉석에서 작명한 멀티닉들로 종횡무진 활약해요.

    미나리바라는 좌익넘 글이 보이네요. '경례하는 꼴 좀 보소'라는 제목으로, 맹박 대통의 어설픈 경례 사진을 올려놓았네요. 물론 마음에 들기는 했지만, 차마 잘한다 소리는 못하고 살포시 추천버튼을 누르는 성의를 보여요.

    그런데.. 이런 시벨리우스같은 넘. 이제는 '박근혜 바로보기'라는 타이틀로, 울 근혜님을 씹어대고 있어요. "이 쉐이는 왜 일관성도 없이 됴랄을 해대는겨?" 뻗치는 울분으로 '뭣도 모르면서 X소리 하지마라. X새끼야'란 댓글과 함께, 정신없이 반대버튼을 찾아 눌러대요.

    박근혜님 비난하는 글에는 무한대로 반대누를 수 있는 시스템을 안갖춘, 이넘의 사이트가 원망스럽기만 해요.

    어쨌든 오늘도 보람찬 하루였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칠줄 모르는 열정을 보인 내가, 스스로 대견스럽기까지 해요.

    맞아요. 우리 박빠의 敵은 좌익넘들이 아니라 명빠돌이들이에요. 적벽대전보다 더 실감나고 화끈한 명빠들과의 쌍욕대전에서 승리했다 생각하니, 밥 안먹어도 배가 부른 것같네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울 박근혜님께 단 한마디라도 마음에 안드는 말을 하는 넘들은 다 없어져야만 해요. 그것이 근혜님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 굳게 믿구요.

    내일은 미나리바가 맹박 대통만을 씹어주길 바라며, 내일 또 반복될 명빠들과의 싸움을 위해 오늘은 그만 잠자리에 들어야겠어요.

    그런데, 왜 나를 박근혜 지지자라 부르지않고 박빠라 부르는지, 아직도 당췌 알 수가 없네요.

    이상 박빠돌이의 탐구생활이었습니다.


    # 명빠 탐구생활

    나 이명박 대통령님 열성지지자에요. 남들은 나더러 명빠 혹은 맹빠라 부르지만, 그딴건 상관없어요.일단 울 명박님이 대통령이 되셨으니 말이에요.

    간밤에 푹 잤으니, 이제 슬슬 움직여볼까 하네요.

    오늘도 박빠들의 우리 대통령님 비난하는 글에는 얄짤없이 붙일, 많은 막말과 비아냥대는 댓글로 무장된 내 머리를 믿으니까요.

    일단 명박 대통령님 지지사이트에 발을 들여요.

    그런데 예전에는 거의가 울 명빠님들의 명박 만쉐이 글들이어서 내 집같이 편안한 분위기였는데, 요즘은 박빠들이 마치 제집인양 드나들며 억지소리를 해대는 바람에, 울컥하는 기분이 종종들어요. 그래도 이런 모습의 원인이 된 울 대통령님의 '중도 선언' 그리고 이에 따른 '다양성'에는 열렬한 환호를 보내요.

    왜? 이명박 대통령님이 말씀하셨으니, 이것이 곧 진리요 빛이니까요. 그런데 이런 진리같은 말씀에 딴지거는 넘들이 있어요.

    우리 이명박 대통령님이 허락하신 '김대중 대통령 국장과 현충원 안장'에 씩씩거리며 대드는 넘들도 있고, 좌파 우파 다 보듬자는(이 얼마나 아름다운 포용의 모습인가?) 중도에 대해서도 됴랄하는 넘들이 있으니, 박빠들은 물론이고 이런 넘들도 우익에서 제명시켜야만 해요. 그래야 울 명박 대통령님이 아무 시달림없이 마음놓고 휘저을 수, 아니 반대없이 정책을 펴나갈 수 있으니까요.

    이런 마음가짐이야 말로, 이명박 대통령님을 진실로 지지한다 할 수 있는, 참 명빠의 기본 자세라 자신있게 말해요.

    가만, 이런 게브랄티같은.. 왠 넘이 울 명박님이 열정을 기울이시는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과 관련한 것에 행패를 부리네요.

    "X새야. 니가 뭘 안다고 깝치냐? 명박 대통령님이 똥을 된장이라 하시면, 된장이 되는거야"란 나름 통쾌한 댓글을 달며, 뽀나스로 반대버튼 가열차게 눌러요.

    뭐 솔직히 말해, 난 구체적인 4대강 사업도 세종시 문제도 몰라요. 아니 아예 관심도 없어요. 그저 명박님이 원하시는 것이니 반길 뿐이죠. "믿샵네다"라는 마음 하나면 떡을 치고도 남아요.

    이 정도로 했으니 더이상 나대지않겠지란 자기최면 속에서, 이젠 박빠사이트에 머리를 디밀어요. 역시나 '박근혜 박수, 이명박 된장' 글이 넘쳐나네요.

    이명박님이 대통령이 되셨는데, 왜 이렇게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이트가 존재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가요. '명박님만을 위하여'가 아니면 다 존재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마음에 들었다 안들었다하는 '오동추..' '강철군..' '비바..' '홍다..' '이종..' '자유의..'같은 이들도 보이네요. 난 이들 역시 불필요한 존재라 생각해요. 확실한 이명박 만쉐이가 아니라면, 없느니만 못하니까요.

    아무래도 홈그라운드가 아니기에, 정도껏 눈치봐가며 막말의 댓글을 달아요.

    그리고 여기에도 어김없이 나타나는, 미나리바와 짱돌같은 좌익넘들의 박근혜 비난 글에, 감사한 마음으로 혹 실수해 반대 클릭할까 잘 살피며 찬성버튼 정성스레 눌러요. 역시 박빠들의 생각과 마찬가지로, 우리 명빠의 敵은 좌익넘들이 아닌 박빠돌이들이에요.

    오늘도 명빠로서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심에, 왠지모를 미소가 번지네요.

    또한번 강조하지만, 울 대통령님의 생각과 지시에 비록 까딱이나마 마음에 안드는 행동을 하는 넘들은 매국자라 생각해요. 이런 마음을 가지는 것이, 진정 명박 대통령님이 박수받으며 임기를 마치는 유일한 길이라 철석같이 믿구요.

    이제 그만 자야겠네요. 내일 또 박빠들과 전쟁을 하려면 체력보충은 필수니까요.

    그런데, 물론 이명박 지지자가 아닌 명빠로 지칭되는 게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왜 내가 명빠로 불려야 하는지 아시는 분 없나요?

    이상 명빠돌이의 탐구생활이었습니다.


    물론 조금은 격한 표현과 정도껏의 억지가 있음은 안다. 하지만 진정 지지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빠돌이님들은 알고 있을까.

    박빠 명빠.. 과유불급과 역지사지란 글의 뜻을 이해하고 머리에 새기지 않는 한, 이같은 행동은 외려 자신이 지지하는 이에게 부담을 주고 비난을 받게하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대저 몇 년을 끌어오며 서로 이렇게 머리끄댕이 잡아당기는 모습을 보였던가. 과연 이런 영양가 하나없는 드잡이질에 좋아라할 者들은 진정 누구겠는가. 함께 진중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 뉴데일리 독자인 네티즌 '자유의깃발'님의 게시글 '박빠 · 명빠 탐구생활'입니다. 외부필진 및 독자의 글은 뉴데일리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