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양국은 최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이명박 대통령)
    "우리의 동맹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돈독하다"(버락 오바마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양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완벽한 공조를 확인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를 갖는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일괄타결 방식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 구상에 동의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을 통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북한 핵 폐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면서 "우리는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내가 그랜드 바겐으로 제시한 일괄타결이 필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하고 그 구체 내용과 추진 방안을 긴밀히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에 대해 양 정부는 매우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대통령과 나는 앞으로 공동접근 방식에 완전히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메시지는 분명하다"면서 "북한이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통해 의무를 준수하고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한다면 미국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에 통합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밝혔다.

  • ▲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오바마 대통령이 "과거의 패턴은 중단시켜야 되겠다, 종식시켜야 되겠다"면서 "북한이 어떤 도발적인 그러한 행동을 취하고, 그 다음에 다시 대화에 복귀하고 어느 정도 대화를 하다가 대화에서 떠나서 어떤 양보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핵심 문제에 대한 진전이 없다"고 지적한 것은 이 대통령이 그랜드 바겐 구상을 밝히며 주창해온 내용과 일치하는 내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기회와 존중은 위협을 통해서 얻을 수 없다"면서 "북한은 자신의 약속을 이행해야만 한다"며 북한을 향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두 정상은 지난 6월 이 대통령 방미 당시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한미동맹을 위한 공동비전(동맹미래비전, Joint vision for the Alliance of ROK-USA)'을 내실있게 이행해 모범적인 21세기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두 정상이 전략동맹의 내실화를 위해 6.25 전쟁 발발 60년인 내년 양국 외교.국방장관이 만나 미래지향적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토록 합의한 것은 가시적인 성과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프로세스의 일부로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게이츠 국방장관이 한국 측과 내년에 만나서 우리의 공동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이 한반도 비핵화를 기본 인식을 바탕으로 두 정상은 6자회담내 북핵문제 해결에 뜻을 같이하고,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제안한 그랜드 바겐 구상에 '완전한 공감'을 공식 표명한 것은 혈맹으로 상징되는 양국관계를 다시 한 번 과시한 것이라는 평가를 낳았다.

    그랜드 바겐에 '완전한' 공감…한미FTA, 전략적 필요성 언급돼

    또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오는 12월8일 북한에 보내 논의할 것"이라고 처음 공개적으로 밝히며 양국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드러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한미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해 "양국 모두에 도움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으면서 정체국면에 빠져있던 한미FTA 추진이 속도를 더하게 됐다는 점도 의의를 갖는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FTA가 갖는 경제적 전략적 중요성을 다시한번 확인하면서 FTA 진전을 위해 함께 노력키로 합의했다. 양 정상이 한미FTA를 경제적 측면 뿐 아니라 전략적 측면까지 언급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가 경제적인 것 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것으로서 한국과의 그러한 관계를 강화하는 방식이라는 점은 인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자동차 산업 등 일부 분야에서 무역불균형을 우려하는 지적에 "자동차 문제가 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면 우리는 다시 이야기할 자세가 돼있다"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미국 기업인이나 미국에서도 이 한미FTA가 한국에 유리하고 미국에는 불리하다는 그런 관점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가장 큰 자동차 생산국이 있는 EU(유럽연합) 국가와도 FTA를 했다. 그런 나라와도 FTA 문제에 대해서 합의가 됐기 때문"이라면서 "미국하고 우리가 자동차 문제가 있다면 다시 이야기해 보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무역불균형은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그렇게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내가 보기에는 모든 아시아를 한꺼번에 그냥 묶어버리는 그러한 관행인 것 같다. 그러니까 의회에서 봤을 때는 이것이 일방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그래서 미국인과 미국 기업이 (아시아의) 각 국가를 따로따로 장단점을 평가를 해서 우리가 원하는 윈윈 상황을 도출하자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FTA 문제에 대해서 매우 솔직하고 또 전향적인 말을 했다. 그 점을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내년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한편 기후변화, 녹색성장, 비확산, 대테러 등 범세계적 문제에도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