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 김영환 장군의 추모재에 참석한 조카 김태자씨. ⓒ 뉴데일리
    ▲ 고 김영환 장군의 추모재에 참석한 조카 김태자씨. ⓒ 뉴데일리

    “마음 고생이 적지 않았습니다.”
    지난 14일 해인사에서 열린 ‘팔만대장경을 지킨 빨간 마후라’ 고 김영환 장군의 추모재에 참석한 조카 김태자씨의 눈에는 10여년 겪었던 갖은 기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군인으로서 전시의 치명적인 명령 불복종까지 감내하며 팔만대장경을 지킨 김 장군의 업적은 지난 세월동안 한때 전우에 의해 왜곡되어 전해지기도 했다.
    김 장군의 업적이 아닌 다른 사람의 용기로 잘못 전해져온 것이다.
    “김두만 공군역사발굴위원회 위원장님을 비롯해 열여덟 분의 장군님들이 자신의 일인 것처럼 나서서 도와주셨습니다. 한국만 아니라 재미 동포들까지 김 장군님을 위한 문화훈장 추서 서명에 동참해줘서 2주일 사이에 6000여 명에게 서명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김영환 장군의 친형인 김정렬 전 국무총리의 딸인 김태자씨는 미국에 사는 김영환 장군의 부인이 조카에게 격려의 편지를 받았을 때가 가장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편지 내용은 이랬다.
    ‘윤응렬 장군을 만났다. 역사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맏조카인 네가 나서서 해다오. 영혼도 기뻐하실 것이다. 작은 엄마가.’

    역시 미국에 거주하는 김태자씨는 작은 아버지의 삶을 바로 밝히고자 한국에 달려와 외로운 투쟁을 했다.
    김영환 장군의 전우들을 만나고 신문사를 찾아다니며 자료를 찾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김씨는 “그동안 유가족으로서 상처 입은 마음은 말로 다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월부터 여든이 넘으신 노장군님들이 추운 겨울에 청주며 원주, 인산 등 전국을 대중교통으로 다니시며 모임을 가지시고 자신들의 기록과 직접 들은 증언 등을 토대로 진실을 밝혀내셨다”며 감사해했다.
    서명에 동참해준 경기여고 51회 동창생들과 이날 추모재에 참가한 김태자씨는 가야산의 차가운 아침 바람도 싱그럽게 느껴지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