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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요사이가 되면 광화문을 지나는 기쁨이 하나 있었다. 세종로의 한가운데를 南北으로 가르면서 줄을 지은 은행나무들이 노란 落葉(낙엽)을 뿌려 놓는다. 자동차가 달리면 은행나무 잎이 눈처럼 흩날리고 그 배경으로 북악산의 단풍이 불타 올랐다.
     
     오세훈 시장의 야심작이란, 450억원이 든 광화문 광장이 들어서면서 은행나무들은 뿌리 뽑혀 쫓겨났고, 시멘트 바닥이 들어섰다. 대한민국의 심장부에 들어선 것은 개념 없는, 혼이 없는, 美學이 없는 凶物이다. 새로 세운 세종대왕 동상도 성의 없이 만들어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고 설명문도 한글專用을 하는 바람에 완벽한 암호이다.
     
     약동하는 대한민국의 상징공간을 復古的(복고적)인 것으로 만들어 대한민국의 자취를 말살한 것을 보면 대한민국의 建國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좌편향 시각이 느껴진다.
     
     한 미술계 인사는 "나는 광화문 광장을 보기만 하면 혈압이 올라간다. 일부러 피해다닌다"라고 했다. 한 출판인은 "미치고 환장할 일이다"고 했다. 한 광화문 거주자는 "광화문에 사는 즐거움이 사라졌다"고 했다. 한 우익행동가는 "대한민국의 가장 소중한 공간을 망친 이건 國基(국기)문란 행위이다"고 했다. 한 시민은 "유치원생들이 공작한 것 같다"고 평하였다.
     
     한 고위공무원은 "저 공간은 놀이터가 되어선 안된다. 국가상징물이 들어서서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할 자리에 웬 스케트장인가"라고 비판하였다. 서울시청 광장, 청계천 광장에다가 광화문 광장까지도 놀이터로 쓰니 대한민국의 머리맡이 뒤숭숭하다. 풍수지리를 따질 것도 없이 이런 風潮(풍조)는 국가의 미래를 위하여도 해롭다.
     
     하나 이상한 것은 비판의 名手인 언론이 광화문 광장에 대하여 들끓고 있는 비판론을 알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前職 언론인은 "신문 방송들이 서울시에 부탁할 일들이 많은 모양이지"라고 했다. 언론은 그렇다 치고 건축가들은 왜 침묵하는가?
     
     군인 출신 朴世直(박세직)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의 작품인 올림픽 공원내의 조각공원은 세계 5대 조각공원으로 꼽힐 정도의 名所가 되었다. 세계적인 조각가들의 작품 200여 점이 있다. 이걸 유치하는 데 90억원이 들었다. 450억원을 들여 國格(국격)을 떨어뜨린 자는 누구인가? 돈을 개념 없이 쓰면 毒이 된다.  
     魂이 있는 군인 출신 지도자의 작품과 魂이 없는 민간인 공무원의 차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