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의 소통 부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이 아닌 여당에서다. 12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은 정정길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대통령 잘 들으십니까"라고 물었다.
정 실장이 "정말 잘 듣고 계신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나도 청와대 만찬에 초대받아 갔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정확히 시간을 재보진 않았는데 두 시간 중 한시간 40분을 이 대통령이 말씀하더라"고 소개했다. 주변에선 웃음이 터졌다. 정 실장도 웃으며 "특수한 경우에만 그렇고 그때는 아주 특수한 경우"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다시 "청와대 내에서 이 대통령에게 쓴소리 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정 실장이 "많다"고 하자 김 의원은 "내가 들은 얘기는 다르다"며 "이 대통령은 카리스마가 강한 분이라 쓴소리 할 시간도 안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곧바로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정권의 성공을 위해선 (대통령에게) 쓴소리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다그치자 박형준 정무수석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박 수석은 "(김 의원이) 어떤 모임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접하는 이 대통령 모습과는 다른 것을 말했다"며 "하루에도 여러개 회의가 있고 보통 2~3시간씩 회의를 하는데 (이유는)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집중토론을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귀가 닫혀있다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김 의원이 "토론 때는 많이 들으시고 만찬 때만 말씀을 많이 하는 것이냐"고 묻자 정 실장은 거듭 웃으며 "특수한 케이스"라고 해명했다. 사회를 본 같은 당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도 "대통령을 많이 만나보시고 다음 기회에 판단해달라"며 김 의원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