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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9일은 세계의 축제일이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20주년 기념일 행사가 지구촌 곳곳에서 열렸다. 베를린 장벽과 함께 東歐 공산체제가 일제히 무너진 것은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공산당 서기장이 武力개입을 하지 않기로 했던 덕분이라고 하여 그가 집중 조명을 받았다. 勝者편인 레이건, 부시, 대처, 콜보다도 敗者편인 고르비가 더 많은 찬사를 받은 셈이다. 레이건은 사망, 대처와 콜은 病中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소련이란 惡의 제국이 마지막 지도자로 고르바초프라는 '선량한 사람'을 선택한 것은 역사의 깊은 뜻을 헤아리게 한다. 레닌, 스탈린, 브레즈네프가 저지른 죄악의 흔적을 흐루시초프와 고르바초프가 다소나마 씻을 수 있었다. '노벨 평화상'이 정말로 어울리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는 고르바초프일 것이다. 그도 러시아에선 인기가 없다.
11월9일은 남북한의 韓民族으로선 치욕의 날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차우세스쿠가 처형되는 것을 목도한 20년 전의 한국인들은 거의가 북한도 곧 망할 것이라 믿었다. 북한정권이 그 뒤 20년을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북한이 健在할 뿐 아니라 核무기까지 보유, 한국을 위협하고, 그 북한정권을 추종하는 세력이 남한에서 큰 소리를 치게 될 줄은 미쳐 몰랐다. 그런 점에서 11월9일은 한국인으로선 치욕의 날이었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1. 지난 20년간 한국 정부가 자유통일이란 목표를 포기한 저주를 우리는 받고 있다. 全力을 다하여 북한정권을 붕괴시키고 북한동포를 구출해야 할 시점에서 "우리는 흡수통일을 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核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10년간 100억 달러어치의 金品을 북으로 보내 김정일 정권을 강화하고 핵무기를 만들도록 도왔다. 利敵, 自害행위였다. 그리하여 역대 정권은 '反통일세력화'되었다.
2. 이런 정부의 배신행위에 대하여 言論과 국민들이 제대로 對應하지 못하고 순응하였다. 좌경화된 지식인들은 통일의 찬스가 왔을 때 통일비용 운운하면서 흡수통일 반대론을 폈고 이기주의적인 다수 국민들은 통일에 따른 부담을 두려워하여 이런 反민족적, 反인도적 논리를 받아들였다.
3. 북한정권은 東歐-소련 공산체제가 무너진 것은 개혁 개방 정책으로 인한 내부의 변화에 있다고 판단, 폐쇄정책을 강화하고 逆攻의 수단으로 核무기를 개발하였다. 중국이 이런 북한정권을 비호하였다.
4. 북한의 배후세력인 중국이 민주화의 길을 거부하고 '사회주의식 시장경제'로 돌면서 미국 질서에 도전하는 거대한 세력으로 등장하였다. 중국이 北核을 사실상 묵인하였다.
5. 미국과 한국은 北核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서 武力사용 의지를 상실하였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통일의 찬스를 놓쳤다. 국제정세에 책임을 轉嫁(전가)할 것 없이 이는 우리의 비겁한 이기주의 때문임을 인정하여야 한다. 三國통일의 시기에 新羅 지도부가 대한민국 지도부처럼 행동하였더라면 新羅는 唐의 屬國이 되고 韓民族은 태어나자마자 사라졌을 것이다.
통일의 찬스는 김정일의 死亡을 前後하여 한번 더 찾아올 것이다. 이번에도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한반도 分斷은 100년 이상 갈 것이고 민족내부 투쟁에 의한 內出血로 한국은 一流국가의 꿈을 접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자유통일의 꿈과 의지를 포기하는 순간 고깃덩어리가 되어 굶주린 맹수에게 먹히고 말 운명이다. 북한사람들은 고르바초프 같은 지도자를 만들어내야 하고, 남한 사람들은 레이건 같은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