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한지 만 2년이 다 되었는데 대통령이 그 동안 우유부단, 꾸물거리기만 해서 답답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새 많이 달라져서 마음이 흐뭇합니다. 역사학도 중 한 사람으로 감히 장담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은, 좋은 뜻을 가지고도 우물쭈물하다가 시기를 놓친 그런 한심한 지도자가 역사에는 수두룩하다는 것입니다.

    선조는 율곡의 “10만 양병설”을 과감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다가 임진왜란의 참극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습니다. 고종에게 과단성이 있었다면, 이순신 장군이 목숨 걸고 살려 놓은 이 나라를 일본에게 빼앗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어물어물 하다가 망한 셈이었습니다.

    미디어법이 통과된 것도, 그 법의 시행이 가능하게 된 것도 대통령의 의지와 결단력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세종시 문제를 놓고, 국가 백년대계에 무슨 타협이 있을 수 있겠는가 당돌하게 한 마디 던지고, 양심을 내세운 것도 멋이 있었고 앞으로 4대강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서겠다는 결정도 박수를 받을 만합니다.

    17대 대통령 선거 공약에 “대운하 공사”가 포함돼 있었는데, 내용도 모르는 일부 인사들의 반대 성명이 나왔다고 해서 그 공사를 단념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고는 “저래 가지고야 무슨 큰일을 하겠나” 걱정했는데 이제사 “대운하공사”에 착수한다니 속이 시원합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꼬리를 무는 이 나라의 정치풍토라 머뭇거리다가는 아무 일도 못하고 남은 3년의 임기가 훌쩍 지나갈 뻔 했는데, 매우 다행스럽습니다. 좀 더 힘차게, 더욱 당당하게 전진하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