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홍재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는 광우병왜곡 파문을 일으킨 MBC ‘PD수첩’과 시청자의견 조작 논란을 일으킨 ‘100분토론’에 대한 진상조사를 받아들이라고 MBC노조에 촉구했다. MBC는 그간 두 프로그램에 대해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자체조사를 미뤘고 MBC 노조는 조사 자체를 강하게 거부해왔다.

    최 이사는 5일 ‘MBC 노조 집행부에 드리는 세 번째 편지’를 통해 우선 MBC노조가 사용하는 ‘재조사’라는 용어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조사’라는 말은 틀렸다. 한 번도 자체 조사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PD수첩을 시발로 100여일 동안 대한민국이 온통 혼돈이었을 때 현 경영진은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부족해 못했다’는 것이 현재까지 경영진의 공식적인 답변”이라며 “그마저도 7월에 하려고 했다는 것인데 심의평가부의 조사보고서는 6월로 표기돼 방문진 이사회에 제출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간이 부족하면 조사기간을 늘리면 되고 국민을 갑론을박으로 몰아넣은 프로그램을 조사해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이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는 나의 합당한 문제제기에 엄기영 사장도 ‘뉴 MBC 혁신계획’을 약속한 것이다. 부탁하건데 이제 ‘재조사’라는 말 대신에 ‘첫 조사’로 표기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특히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논문이 논란이 됐을 당시 서울대에서 신속하게 진상조사를 실시해 발표했던 사례를 소개하며 “만일 MBC 경영진이 서울대 당국처럼 신속하게 진위를 밝히고 국민에게 그 사정을 알렸다면 우리 모두가 지금까지 안고 있는 미움과 삿대질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이사는 “국민과 MBC를 위한 정당한 요구에 대해 왜 MBC 노조 집행부는 목을 매어 조사를 반대하는 것이냐. 무엇이 두려운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하겠다고 약속한 ‘100토론 시청자의견조작사건’ 진상조사나 PD수첩 조사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고 별다른 설명없이 사람을 쳐내니 세상 오해는 둘째 치고 내 마음에 눈물이 묻는 것 같아 괴로움이 크다”며 착잡한 심정도 드러냈다.

    그는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인다고 했다. 나는 노조 집행부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그런데 이런 믿음을 노조 집행부가 의심하게 한다”며 이 같은 주장에 대한 노조 집행부의 반론을 요구했다.

    앞서 MBC 노조는 ‘PD수첩’ 등에 대한 MBC의 진상조사를 촉구한 최 이사 등에게 지난달 15일 ‘문화방송노보’를 통해 “왜 그렇게 재조사에 목매는 것인가. 한마디로 그들은 방문진에 입성한 이후 그들을 파견한 세력에 진 빚에 대한 독촉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