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의 10·28 국회의원 재선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9일 발표된 한 일간지 여론조사 때 만 해도 "재보선은 여당의 무덤이란 징크스를 깰 것"이라고 자신했다. 5곳 중 3곳을 앞서고 2곳은 야당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 ▲ 21일 오전 경기도 수원 한나라당 경기도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수원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정몽준 대표와 장광근(가운데) 사무총장, 국회의원 재선거 안산 상록을 송진섭(오른쪽) 후보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전 경기도 수원 한나라당 경기도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수원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정몽준 대표와 장광근(가운데) 사무총장, 국회의원 재선거 안산 상록을 송진섭(오른쪽) 후보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자신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점차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나흘 전 3곳 승리를 예상했지만 이제 "확실한 건 한 곳"이라고 말할 정도다. 당 지도부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미니총선이라 불릴 만큼 이번 선거가 갖는 정치적 함의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승계직 대표란 '핸디캡'을 안고 있는 정몽준 대표로선 이번 선거가 자신의 향후 정치적 입지를 가름할 첫 관문이어서 급변한 선거분위기에 초조함이 크다.

    뉴데일리가 22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 167명 중 지도부와 박근혜 전 대표를 제외한 143명을 조별로 나눠 5개 지역에 배치해 지원토록 하는 공문을 보냈다. 안상수 원내대표와 장광근 사무총장 명의로 보냈고 '국감 후 재·보궐선거 지원활동 관련'이란 제목으로 이날 오전 각 의원실에 전달된 공문에는 "이번 10. 28 재보궐선거는 당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따라서 국정감사 종료 후 24일부터 별첨(지역별 소속의원 조편성)과 같이 각 지역별로 상주하면서 선거지원에 아낌없는 성원을 당부드린다"고 주문했다. 또 "각 선거구별 연고, 직능단체 방문 등 기존에 실시하고 있는 선거지원 활동은 계속 병행해 실시해 주기 바란다"고 돼 있어 의원들에게 지워진 짊은 더 무거워졌다.

    공문에는 "징크스를 깨겠다"는 자신감 대신 "박빙의 선거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선거판세를 알렸다. 크게 앞서는 강원도 강릉에는 단 3명만 배치한 반면 나머지 4개 지역에는 적게는 2명, 많게는 4명까지 동·면별로 배치했다. 수도권 최대격전지 경기 수원장안은 10개 동에 의원 3명씩 배치해 총 30명을 투입했고, 안산상록을은 6개 동에 17명, 4개 지역이 한 선거구인 충북 진천·음성·괴산·증평은 29개 읍·면에 59명을 배치했다. 박희태 전 대표의 재입성 여부로 관심이 쏠리는 텃밭 경남 양산에도 12개 동·읍·면에 34명을 투입했다.

    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지도부는 이와 별도로 사무처 직원에게도 "22일부터 '필요인력을 제외하고는 전원 선거지역에 나가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재보선에서 이렇게 의원을 동·면·읍 단위까지 배치해 상주시킨 적은 없었다"면서 "이번 선거에 지도부가 사활을 건 것 같다"고 했다.

    주변에서 "살인적 일정"이라 할 정도로 강행군을 하고 있는 정 대표는 21일 새벽부터 저녁까지 수원과 안산을 번갈아 가며 지원유세를 한 뒤 서울이 아닌 충북으로 이동했다. 하루 밤 숙박 뒤 22일 충북 음성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다시 최대 격전지 수원으로 지원유세를 가는 등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쓰고 있다.

  • ▲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장광근 사무총장이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선거지원 공문ⓒ뉴데일리
    ▲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장광근 사무총장이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선거지원 공문ⓒ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