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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1일 베트남 주석궁에서 응웬 밍 찌엣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데 합의했다. 지난 1992년 수교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해온 양국 관계를 2001년 설정된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한단계 진전시킨 것이다. 베트남은 중국, 러시아에 이어 한국의 세번째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가 됐다. 베트남은 중국, 러시아, 인도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대통령은 또 홍강개발사업 등 베트남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플랜트 및 기간시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보장받는 등 경제·통상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합의 사항이 담긴 '한·베트남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서 양 정상은 양국 정상급을 포함해 고위 인사들간의 상호교환 방문을 더욱 활발히 해 나가기로 하고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의회간 교류를 강화키로 했다. 또 격상된 양국관계에 따라 외교.안보 및 국방분야간 협력과 대화를 증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같이 하고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연례 차관급 전략대화'를 창설하기로 합의했다. 방위산업 등 양국간 군사교류도 지속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대통령과 찌엣 주석은 한·베트남 FTA(자유무역협정) 추진가능성과 실효성을 논의하기 위한 공동작업반을 설치하는 것에 관해 연내 의견교환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베트남은 현재 일본과는 FTA를 체결한 상태다.
특히 이 대통령은 베트남의 광산자원개발과 가공분야, 은행분야, 호치민-냐짱 구간 복선전철사업, 호치민-껀터 고속철도 건설사업, 하노이 시내 전철 프로젝트를 포함한 인프라 건설분야에 한국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찌엣 수석은 이 제안을 적극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양 정상은 하노이-홍강구간 개발기본계획 수립 사업을 하노이와 서울 양 수도간 상징적인 협력사업으로 인식하고 베트남은 이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보장하는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정상간 채택한 공동성명에 기업의 참여를 명문화하는 것은 상당한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한국의 개발·과학기술 경험이 베트남의 경제발전에 유익하다는 점에 대해 양 정상은 인식을 같이 하고 중기발전계획, 금융재정정책, 국토개발계획, 산업기술정책, 과학기술, 인적자원개발, 노동고용, 환경정책, 농촌개발 분야 등에서 구체 지원 사업을 선정하고 개발경험 공유를 강화키로 했다. 베트남은 한국의 신발·섬유산업에서의 발전경험, 경영전략수립, 브랜드 개발, 디자인 개발 및 인력 양성 경험 등의 공유를 희망했으며 이 대통령은 이를 적극 검토키로 약속했다.
또 양 정상은 노동·고용 분야에서의 협력 관계를 높이 평가하고 정부기관간 직업훈련, 국가기술자격, 고용 및 산업안전보건 등 분야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베트남 인력의 국내 취업이 많은 만큼 우리 정부는 자국에서의 창업이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귀국전 직업훈련'을 강화하고 베트남 국민의 권익보호를 위해 11월부터 한국의 민원처리 웹사이트인 '국민신문고'에 베트남어 페이지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 다문화 가정 지원센터 등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을 지속 추진한다. 현재 국내에 취업한 베트남인은 약 8만5000명에 달하고 있다.
양 정상은 상호이해 증진을 위해 문화, 관광 등 분야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지난 15일부터 베트남에서 개최되고 있는 '베트남-한국 주간(Vietnam-Korea Week)' 행사에 대해 두 정상은 높이 평가하고, 이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 정도 1000주년 기념행사의 성공 개최를 지지했다.
지역·국제무대에서의 협력도 강화된다. 양 정상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가 아태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6자 회담의 조속 재개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2010년 베트남의 아세안(ASEAN) 및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국 수임을 축하했으며, 찌엣 주석은 한국의 G20 정상회의 의장국 수임과 개최를 축하했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의 G20 정상회의 초청을 요청함에 따라 호의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양 정상은 이 대통령의 방문이 한·베트남 우호협력관계를 한단계 격상시키고 발전, 강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인식했다. 이 대통령은 찌엣 주석을 초청했으며, 찌엣 주석은 초청에 사의를 표하고 흔쾌히 수락했다. [=하노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