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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호치민 묘소 방문이 여러 면에서 대조를 이뤄 눈길을 끌고 있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21일 오전 하노이 시내 호치민 묘소를 찾아 헌화했다. 화환을 앞세우고 묘소 입구까지 걸어간 이 대통령은 묘소 입구 왼쪽에 놓인 화환 앞에서 1,2초간 멈춰 화환의 리본을 만지며 예를 표했을 뿐 고개를 숙이지는 않았다.
지난 2004년 10월 베트남을 방문한 노 전 대통령은 첫 공식일정으로 호치민 묘소를 택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노이바이 공항에 내리자마자 현지에 진출한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을 찾았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묘소 내부까지 들어가 호치민 시신을 살펴보고 10초 동안 묵념까지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마음의 빚이 있다"며 한국군의 베트남 전쟁 참전을 우회적으로 거론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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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오전 하노이 시내 호치민 묘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사진 위) 지난 2004년 10월 호치민 묘소를 찾은 노무현 전 대통령. 전현직 대통령이 준비한 화환이 확연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현직 대통령이 준비한 화환도 다르다. 이 대통령은 '한국식'에 따라 흰 바탕에 검은 글씨로 '대한민국 대통령 이명박'이라고 새겼으며 리본 다른 쪽에는 영어로 표기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붉은 띠에 노란 글씨로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쓴 뒤 아래쪽에는 베트남어를 사용했다.
호치민은 베트남의 혁명가이자 정치인으로 1945년에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민주공화국 독립을 선언하고 정부 주석으로 취임했다. 호치민 묘소는 1969년 사망 후 1975년 9월에 완공된 대리석 건물로 1945년 9월 베트남이 독립을 선포한 하노이시 바딩광장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묘소 내부에는 호치민의 시신이 유리관 속에 안치돼 있으며 전체 묘소의 모습은 연꽃 모양을 본떠 조성됐다.
이날 이 대통령의 호치민 묘소 방문은 베트남 정부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베트남 정상회의 주제는 전략적 협력동반자로서 양국이 미래를 향해 나가자는 것"이라며 "호치민 묘소 헌화를 두고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베트남의 예우에 맞춰 상대에 대해 존중과 배려의 차원에서 접근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