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여야 국회의원들 앞에서 대선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반 총장은 9일 밤 뉴욕을 방문 중인 외교통상통일위 소속 위원 8명과의 만찬 자리에서 "국내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연합뉴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연합뉴스

    특히 반 총장은 "앞으로 (대선에) 출마도 하지 않을 것이고, 사무총장으로서의 직무에 최선을 다하겠다. 제발 더 이상 정치권과 관련해 내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까지 말한 것으로 민주당 박주선 의원이 전했다.

    측근들도 반 총장의 이런 입장이 오래 전에 정해져 있었다고 전했고 반 총장도 사적인 자리에서 "국내 정치는 국내 정치인의 몫이다. 나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내 직무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한나라당 정진석 의원도 지난 5일 외교부 국감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한달 전쯤 워싱턴에서 반 총장을 만났는데 대선출마설에 무척 곤혹스러워 한다고 하더라"고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반 총장이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아온 것은 자신의 불출마 발언이 오히려 논란을 증폭시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에 입장을 내놓은 것은 자신의 대선 출마를 둘러싼 정치권의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이로 인해 유엔 사무총장 직무수행에도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만찬 자리에서 "그동안 우리 언론이 나를 국내 정치와 관련해 보도하는 내용이 거의 리얼타임으로 이곳에 전파되면서 유엔에서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그런 보도가 사무총장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약용되기도 했다"고 말한 것으로 한 참석 의원은 전했다. 이런 반 총장의 설명에 만찬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 모두 공감했다고 한다.

    한 참석 의원은 "반 총장의 언급은 제발 나를 국내 정치로 얽매이게 하지 말고 국제 무대에서 성공한 한국인으로 기록되도록 도와 달라는 취지였다"며 "반 총장이 성공한 유엔 사무총장이 되는 것이 국익에 도움될 것이라는 생각에 여야를 떠나 모두 의견일치를 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