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제공된 관용 차량 에쿠스를 이용하지 않고 자전거와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고 중앙선데이가 11일 보도했다.

  • ▲ 이재오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이 1일 오전 자전거를 타고 미근동 권익위로 첫 출근해 밝은 표정으로 직원들과 얘기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재오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이 1일 오전 자전거를 타고 미근동 권익위로 첫 출근해 밝은 표정으로 직원들과 얘기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신문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매일 오전 6시 서울 구산동 자택을 나서 사무실까지 8km 거리를 자전거로 출근하고 퇴근은 지하철로 한다. 자전거를 이용한 출근시간은 30여 분이 걸린다. 이 위원장은 승용차를 타면 세상을 볼 수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권익위 체력단련장에서 30여 분간 더 운동을 하고 오전 7시 30분에 간부회의를 소집한다. 간부회의 시간은 전임 양건 전 위원장때 보다 한 시간 가량 빨라졌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또 오후 2시 부터는 점퍼 차림으로옷을 바꿔 입고, 노트와 펜을 들고 현장을 찾는다.

    당초 한나라당 복귀를 원했던 그였는데 권익위로의 선택 배경은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당부했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 위원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발표 이틀 전에 (이 대통령으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중도실용 가치에 부합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므로 좀 맡아 달라"는 이유를 달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중도실용의 가치와 친서민 정책이 자리를 잡으려면 어렵게 사는 이들의 고충이 해결돼야 하며, 공직사회가 깨끗해져야 하므로 권익위 역할이 막중하다"는 당부도 했다고 이 위원장은 전했다.

    이 위원장도 "나는 서민적 삶을 살았고, 부패가 없는 깨끗한 사회야말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체라는 생각을 해 온 만큼 권익위는 내 생활이나 가치관에 딱 맞는 곳"이라며 "재임 동안 일을 열심히 해서 정의로운 국가, 공평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공직사회 부패에 대해선 "여전히 심각하고 부패가 많다고 본다"며 "단순한 부정부패가 아닌 부패의 연계고리가 이곳저곳에 남아 있는 게 문제"라고 봤다. 이 위원장은 "뇌물을 주는 요인이 있기 때문에 뇌물을 받는 것"이라며 "공직자 한 개인이 비리를 저질렀다고 하면 그 사람만 처벌하면 되지만 그것만으론 구조적인 부패 사슬을 끊을 수 없다"고 말한 뒤 "그래서 제도적으로 막는 방안을 제시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행정기관이 권익위 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묻자 "무시하면 안된다. 국가기관인 권익위가 시정 권고를 하면 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우리가 몇 번 권고해서 안 된다면 그거 조사해서 발표할 수도 있다. 현재는 기관 청렴도만 조사하고 있지만 앞으론 고위공직자 청렴도도 조사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내년 7월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서 국회의원 재선거가 실시될 가능성이 있고, 같은 달엔 한나라당 대표를 선출하는 정기 전당대회가 열리는 데 그때가 되면 정치권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묻자 너털웃음을 지으며 "오자마자 돌아가는 걸 묻느냐"고 답한 뒤 "그때가 되면 상황을 봐야 하지 않겠느냐. 특별한 일이 없다면 임기(3년)을 채우는 게 원칙이며, 지금은 오직 국민권익을 위하는 일에만 신경쓰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