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모습이 아름다운 총리, 그리고 뒷모습이 아름다운 총리… 한국정치의 좋은 선행사례가 될 것 같다"

    29일 청와대에는 2명의 국무총리가 다녀갔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전 정운찬 신임 총리의 임명식을 가졌으며 이어 물러나는 한승수 전 총리와 국무위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말 그대로 '퇴임 직전까지' 업무를 수행한 한 전 총리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한 전 총리는 전날 2010년도 예산안을 확정하는 국무회의를 주재했으며 새벽에는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찾아 추석을 앞둔 민생물가를 챙겼다.

    퇴임 총리의 이같은 모습은 일찌기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대부분 새 총리가 지명되면 그날로 짐을 꾸리는 것이 관행이었기 때문. 그러나 한 전 총리는 지난 3일 정 총리가 지명되자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끝날 때까지 업무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묵묵히 국정에 전념해왔다.

  • ▲ 국무회의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 ⓒ 뉴데일리 <자료사진>
    국무회의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 ⓒ 뉴데일리 <자료사진>

    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역대 이렇게 일 많이 하고 떠나는 분은 처음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특히 한 총리는 어제 국무회의에서 예산안까지 처리하고, 마지막 날까지 국정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 좋은 선례를 만들었다"고 격려했다. 이에 한 전 총리는 "어제 새벽 추석물가를 살피러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 가보니 대체로 가격이 안정됐지만 동태 등 제수용품 가격이 올랐더라"고 전했다.

    한 전 총리는 "대통령을 모시고 'MB정부'를 출범시키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인사한 뒤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지만 지지율이 임기 초 수준으로 회복됐고 경제위기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벗어났다. 또 녹색성장과 G20 정상회의 유치 등으로 국제흐름을 리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10년만에 정권이 바뀌다 보니 처음에는 우군이 없더라"며 "밖에 나가 있더라도 정부가 성공적으로 국정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고, 한 전 총리는 "밖에 있더라도 대통령께서 국정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돕겠다"고 다짐했다.

    이동관 홍보수석은 "오늘 들어오는 총리, 나가는 총리가 모두 오셨다"면서 "한국정치사에 새로운 관행, 바로 떠나기 전까지 일하는 모습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