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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좀 시켜서 나와"
친박연대를 제외한 야5당(민주·자유선진·민주노동·창조한국·진보신당)이 28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에 반대한다며 국회 본회의장 중앙홀에서 연 규탄대회가 끝난 뒤 민주당의 한 당직자가 선진당의 한 사무처 직원에게 다가와 건넨 첫 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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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양당은 세종시 원안추진,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반대 등 공조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연합뉴스
선진당 직원은 "야전성이 떨어지고 처음이라…"고 답하며 멋쩍은 듯 손을 잡았다. 민주당 당직자는 불만족스러운 듯 손짓을 하며 거듭 불만을 쏟았다. 참석한 의원 수가 적고 이들이 보인 규탄 열기 역시 지금껏 키운 목청 만큼 강해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5당의 총 의석은 109석이다. 그러나 이날 대회에 참석한 의원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40여명에 불과했다. 간판이라 할 정세균 대표와 이회창 총재부터 불참했고, 참석한 일부 의원도 회의장 주변에서 대회를 지켜볼 뿐 정작 규탄대열에는 합류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정 후보를 "비리종합백화점"이라며 위증죄로 검찰 고발을 공언했고, 그의 '세종시 수정 추진' 발언에 뿔난 선진당은 정 후보자 인준 반대에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인데 정 후보자 인준 반대 최적의 길목에서 이들이 보인 행동은 상대적으로 작고 초라했다. 애초부터 의석수 부족 탓에 표결시 물리적 충돌은 배제한 상황이었다.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정당(민주·선진당)이 손까지 잡으며 마련한 규탄대회는 이들이 여론에 '정운찬 반대'의 진정성과 정당성을 보일 유일한 수단이었다. 이런 규탄대회는 쉽게 '정치 쇼'로 비쳐질 수 있어 준비부터 철저했어야 했는데 간판인 당 대표와 총재의 불참은, 물론 절반에도 못미치는 의원 참석률은 그간 이들이 정 후보자에게 쏟아낸 비판과 비난의 진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했고 결국 단순한 '퍼포먼스' '정치 쇼'로 비쳐질 수 밖에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