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태풍 켓사나가 강타한 필리핀에서 최소 72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등 40여 년 만에 최악의 태풍 피해가 발생했다.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은 반나절 만에 9월 한 달 평균 강수량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와 산사태가 잇따라 최소 51명이 사망하고 21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이재민도 25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현지 라디오 방송은 마닐라 동쪽 리살 주(州)에서 주민 47명이 대부분 익사로 숨졌다고 주 정부 관리를 인용, 보도했다.

    루손섬을 강타한 켓사나로 인해 마닐라 일원에는 9월 한 달 평균 강수량이 반나절 만에 쏟아졌다. 필리핀 기상청장 나다니엘 크루주는 26일 12시간 동안 424mm의 비가 쏟아졌다면서 이는 9월 평균 강수량 392mm 보다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집중 호우로 마닐라 곳곳에 정전사태가 벌어지고 공항에서는 여객기가 연발착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갑자기 불어난 강물로 주택들이 휩쓸려 갔으며 일부 주민들은 지붕 위로 대피해 구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필리핀 정부는 수도 마닐라와 25개 태풍 피해 지역에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구조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군 병력과 경찰, 민간인 자원자 등을 투입, 4천명 이상을 구조했다.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긴급 TV 방송에서 담요와 의류, 식수 등 구호품 기부를 호소하는 한편 피해 주민들에게 당국의 지시에 따라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마닐라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