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총회 등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 취임 이후 첫 한일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회담장인 시내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튼홀에 먼저 도착했으며 이 대통령은 만나 "새 정권 출범 이후 빠른 시기에 회담을 갖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일본에게 한국은 가장 가깝고 중요한 나라"라며 "양국 관계가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정부로서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재차 당선을 축하한 뒤 "국민의 전폭적 지지로 당선돼서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도 기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하토야마 총리 부인이 '한류팬'인 점을 주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하토야마 총리의 부인이 20일 동경 긴자거리에서 열린 한인한마당에서 축사한 점에 언급, "크게 보도됐다. 양국 관계, 특히 민간교류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토야마 총리는 "한국에서는 본인보다 부인이 인기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면서 탤런트 이서진씨가 사무실을 찾아왔었던 얘기와 함께 매우 즐거운 행사였다고 부인으로부터 들었다는 내용을 전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 취임 이후 첫 한일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 뉴데일리
    ▲ 이명박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 취임 이후 첫 한일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 뉴데일리

    이 대통령은 "양국이 서로 신뢰하고 가장 가까운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데 노력해 나가자"면서 "하토야마 총리는 충분히 그런 역할을 하시리라 기대하고 나도 그런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이동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에 하토야마 총리는 "우리 민주당 새 정권은 역사를 직시할 용기를 가지고 있다"고 확인하면서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양국간 문제 뿐 아니라 세계와 아시아 문제 등 다양한 과제에 대해서 서로 협력해 나가자"며 "경제문제뿐 아니고 기후변화, 핵 문제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 공조해 나가자"고 다짐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기후변화 대책과 관련한 이 대통령의 제안을 언급하며 "다른 나라들에게도 자극이 돼서 코펜하겐 환경회의에서 좋은 결과가 맺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아주 과감하고 선도적인 제안을 한 것이 결국 중국이나 미국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다"고 의미를 평가했다.

    또 북핵 문제와 관련, 하토야마 총리는 "한반도의 비핵화가 아시아의 비핵화는 물론 시간이 걸리더라도 세계 전체를 핵 없는 세상으로 만드는 출발점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핵, 장거리미사일 개발에 대해 "이웃 나라로서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것은 저지해야 한다"면서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필요하다면 제재도 불가피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른바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이 세계 일류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핵을 안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에 비핵화를 주장할 자격이 있다"고 얘기하셨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비핵화가 명기돼있다"면서 "조문단의 방한 때도 거듭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 대통령과 하토야마 총리가 북핵 문제에 대해 틈새 없는 일치를 봤다"면서 "하토야마 총리가 지난 6월 야당 당수로서 이 대통령을 예방해 이미 친숙한 관계여서 회담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