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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선 아소타로 일본 총리
오는 16일 일본 중의원·참의원 통합 본회의에서 진행될 총리 지명선거를 앞두고 일본 자민당이 심각한 딜레마에 봉착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7일 보도했다.
당초 자민당은 오는 18일 당총재 선거를 고시하고, 28일 투표한다는 일정을 확정지은 바 있으나, 총리 지명선거에 내세울 후보 문제를 둘러싸고 극심한 당내 갈등에 휩싸여있다. 자민당이 중의원 확보의석에 있어서 300석에서 119석으로 1/3 가까이 줄어드는 역사적인 참패를 기록한 상황에서 그 중심에 서있는 아소타로(麻生太郞) 총리를 계속해서 총리 후보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 당원 및 지지자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 일각에서는 선거 참패의 책임을 통감하고 자숙하는 의미에서 '백지 투표'를 해야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일 진행된 '야마자키파'(山崎派) 회합에서 다케베츠토무(武部勤) 전 자민당 간사장은 "백지를 던지겠다. '아소'라고 쓸 수가 없다"며 계파 지도부를 비판하며 독자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또한, 지난 4일에는 지방조직인 '후쿠시마(福島)현연(縣連)'이 전국간사장회의에서 백지투표 방침을 선언했다. 다니가키사다카즈(谷垣禎一) 전 재무상, 고무라마사히코(高村正彦) 전 외무상 등 당 중진들도 지난 2일 긴급회동을 갖고 "당내 의견을 통일하기 위해서는 백지투표 이외에 방법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난 3일의 츠시마파(津島派) 회합에서 이시바시게루(石破茂) 전 농무상은 "백지투표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총리 지명은 일본 국민이 국회의원에게 위임한 지엄한 권한"이라며 당내 백지투표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면서도 투표용지에 '아소'를 기명하는 것에 대해 "민의에 반하는 투표행위"라며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같은 날 사사가와(笹川) 총무회장은 "아소 총리에 투표하는 것이 정도이기는 하나 어려운 선거에서 전사자가 속출한 만큼 그 이름을 쓰고싶은 마음이 안드는 것도 이해는 된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상황이 이처럼 복잡하게 흐르자 당 일각에서는 총재선거를 앞당겨 실시하여 새로운 총재를 총리 후보로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마치무라파(町村派)의 마치무라노부다카(町村信孝) 전 관방장관은 같은 날 "(조기 총재 선거가)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순리"라고 기자단에게 말했다. 현재 당내에서는 다니가키 전 재무상 등이 차기 총재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같은 자민당의 내부갈등에 대해 정치권은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7일 "총리 지명선거에서 백지투표를 한다는 것은 공당이기를 포기한 것"이라며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자민당은 그 순간부터 해체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해온 공명당은 자민당이 여당 지위를 상실한 만큼 자민당 총재를 총리 후보로 투표했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선거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오오타(太田)를 대신하여 새롭게 대표로 취임한 야마구치나츠오(山口那津男)에 투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