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도 '철통 보안'이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특유의 인사스타일이 이번에도 나타났다는 말이 나온다.

    청와대는 31일 '1실장-1정책실장-8수석-2기획관-1보좌관'체제의 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정책 파트 수석실을 통합·조정하는 정책실장 신설과 정책조정회의 상설화 등은 발표 직전까지도 전혀 노출되지 않았다.

  • ▲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 연합뉴스
    ▲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 연합뉴스

    이날 발표된 한 내정자는 "어제(30일) 저녁에야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개편안 확정과 내정자 선정은 이 대통령과 손에 꼽히는 몇 명만이 내용을 알았을 것이라는 추측만 나돌 뿐이다.

    이는 이 대통령이 인사비서관실 존안 자료를 토대로 비선 라인 대신 극소수 책임자와 협의를 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인사검증 단계부터 다른 배석자없이 인사비서관으로부터 직보를 받았으며 혹시 있을지 모를 유출에 대비해 철저한 입단속을 했다는 후문이다. 대통령 측근으로 불리는 여당 인사들도 '아는 척'하기 힘든 상황이 계속됐다.

    실제 이번 개편에서 박형준 정무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정도만 유력하게 거론됐을 뿐 교체폭이나 대상, 후임은 막판까지 안개속이었다.

    대통령부실장급인 정책실장직 신설은 의외였다. 윤진식 경제수석이 겸임하고 경제·국정기획·사회정책·교육과학문화 수석 등 정책관련 수석실을 모두 관장하게 하는 내용은 예측 밖이었다.

    또 장기적 안목에서 G20 정상회의를 대비하는 국제경제보좌관 신설도 '깜짝'발표였다. 계약직인 국제경제보좌관은 비서관급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를 "전형적인 MB의 인사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인사에 관련된 소문이 나돌기 시작하면 비방하는 투서가 쏟아지는 등 전체 조직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뿐 아니라, 실명이 거론된 인사가 발탁되지 못할 경우 개인 명예에 손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청와대는 이날 박형준 정무·권재진 민정·진영곤 사회정책·진동섭 교육과학문화·이동관 홍보 등 신임 수석 5명을 발표했다. 김성환 외교안보·윤진식 경제·박재완 국정기획 등은 유임됐다. 이로써 이동관 홍보수석과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이명박 정부 출범부터 꾸준히 이 대통령을 보좌하는 '장수 참모'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