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를 준비중인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에게 '대표직 조기 사퇴 압박'이 강하다. 강성 친이계 의원들이 이런 요구를 하고 있는데 유독 장광근 사무총장의 목소리가 커 눈길을 끌고 있다. 박 대표의 임명으로 사무총장이란 당직을 맡고 있는 그가 '대표직 조기 사퇴'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사무총장 역시 친이계라고 하지만 공천을 주도해야 할 이해당사자인 만큼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 할 입장인데 최근 그는 곳곳에서 박 대표 출마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10일에도 그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박 대표의 '대표직 조기 사퇴'를 거듭 주장했는데 이미 박 대표에게 직접 대표직 사퇴를 건의한 것으로 밝혔다.

    장 사무총장은 '대표직 조기 사퇴'와 관련, '박 대표에게 직접 말을 건네 봤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 부분은 그런 의견을 한 두차례 말씀 드렸다"고 답했다. 박 대표의 반응을 묻자 장 사무총장은 "대표도 그런 부분에 대해 당의 충정이나 여러 사람들의 걱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기 대표직 사퇴 주장의 이유로는 "박 대표가 출마하면 (민주당이) 정권의 중간 심판론으로 몰고갈 게 뻔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장 사무총장 뿐만 아니라 친이재오계로 알려진 공성진 최고위원도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 박 대표의 양산 재선거 출마와 관련, "당 대표직을 유지한 채 출마하면 야당은 기다렸다는 듯 정권심판론으로 확대해 몰고갈 수 있고 이 경우 당으로 큰 부담"이라며 "당 대표직 유지는 마땅치 않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의 조기 사퇴 문제는 당 지도체제와도 맞물려 있어 친이-친박간 갈등을 불러올 소지가 크다. 대표직 조기 사퇴를 요구하는 인사들이 이재오 전 의원과 가까워 '이재오 정치복귀'를 위함이란 분석이 높고, 때문에 친박계는 반대하고 있다. 민감한 문제를 이해당사자인 사무총장이 언급하는 것에 당내 반응도 좋지 않다. 당을 추스려야할 사무총장이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다. 더구나 '대표직 조기 사퇴'요구가 '이재오 정치복귀'를 위함이란 분석과 맞물려 그의 요구를 보는 당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