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미디어법 단독처리 시 본회의 표결 참여 발언을 공개해 미디어법 처리 계획이 꼬이자 "후회스럽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과 협상 당사자인 안 원내대표의 발언이 협상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 친이 강경파인 안 원내대표가 야당을 자극하는 발언은 물론, 당 공개회의에서도 너무 많은 말을 해 전략을 노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 ▲ 여야 의원 동시 국회본회의장 점거 이틀째인 16일 오전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 여야 의원 동시 국회본회의장 점거 이틀째인 16일 오전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박 전 대표의 미디어법 'NO'발언으로 당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상황에서 열린 20일 의원총회. 안 원내대표는 장시간 마이크를 잡았다. 박 전 대표 전날 발언으로 친이-친박 양 진영 모두 신경이 곤두섰던 상황이었는데 안 원내대표는 박 전 대표 발언을 "돌발사태"로 규정하고 "초지일관"을 강조하며 비판했다. 친박계 의원들의 표정은 굳었다. 중도성향 의원들 사이에선 "저 얘기를 왜 해?"라는 지적이 나왔다.

    처리시한은 얼마남지 않았는데 자당의 미디어법 최종안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을 의식한 듯 "협상안을 국민에게 미리 알리지 못하는 이유는 알리는 순간 민주당이 (그 정도까지는) 받은 것이라 생각하니 기술상 공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자 의원들 사이에서는 "저 얘기를 왜 해?"라는 말이 또 나왔다.

    안 원내대표는 상임위원회도 열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는 국회 본청 출입을 통제한 상황에서 미디어법 강행 처리 시 '실력저지 행동조'로 동원될 수도 있는 야당 관계자들을 본청 안으로 들여놓지 않겠다는 여권의 작전이었다. 안 원내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상임위를 열면 본회의장에 대한 지휘가 흩어진다. 지금 국회가 잘 통제되고 있는데 (야당) 보좌진이 들어오면 상임위를 여는 게 악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주변에선 "원내대표가 너무 친절해졌네. 작전까지 다 얘기해주네"라는 조소가 나왔다. 또 일부 의원들은 "공개하지 않을 말을 너무 많이 한다"고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