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0일 "(북한에 대한) 포괄적 패키지는 미국 단독이 아닌 한.중.일과 조율 과정을 거쳐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한 중인 캠벨 차관보는 이날 국내 중견 언론인과 조찬간담회에서 "만일 평양이 핵없는 한반도로 돌아가는 '되돌릴 수 없는(irreversible)'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한다면 나머지 6자회담 당사국들은 포괄적 패키지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포괄적 패키지에 북한이 유혹을 느낄만한 새로운 게 있느냐'는 질문에 "새롭고 매력적인 요소들도 있을 것이지만 이것들이 무상으로 오는 것은 아니다"고 못박고 "북한이 포괄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선택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캠벨 차관보는 이어 "다음에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관련국들을 방문할 때 그 요소들이 무엇인지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만난 중국 관료들은 지금 상황에 맞는 새로운 접근법을 택해야 한다는 것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소개한 뒤 "중국은 북한에 대해 어떤 접근 방식을 택할지 현재 정리 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

    캠벨 차관보는 특히 "현 상황에서는 압박이나 제재 국면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설 이유가 없다"면서도 "여전히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북한을 제외한 5자회동을 제안했던 점과 관련, "최근 몇 달간 북한의 행동을 고려할 때 5자간 협력이 높아져야 한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6자회담을 모색하고 있다"고 분명히 했다.

    캠벨 차관보는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얼마 전 6자회담이 영원히 끝났다고 한 것과 관련, "6자회담을 중단시키는 것은 북한이 할 일이 아니다"고 일갈하고 "북한에 대해 최고의 방법은 나머지 5개국이 강력한 파트너십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의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기도 가능성에 대해서는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한 것을 어떻게 더 명확히 설명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북한과 우리가 외교적 트랙을 추구한다면 한국.일본.중국.러시아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캠벨 차관보는 최근 논란이 됐던 미.중.일 고위정책협의회 문제에 언급, "2,3년전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됐을 때 중.일 관계가 좀더 좋은 환경에서 같이 일해 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경쟁이나 긴장을 예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 중국과 일본은 관계가 좋아졌으며 현재 우리 모두의 가장 큰 우려는 한반도"라며 "현 상황에서 미국은 새로운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경우 한국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렇기 때문에 최근 이른바 5자 협의의 개념에 대해 한국정부와 일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문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2.13 합의와 10.3 합의를 파기하고 2차 핵실험까지 실시한 상황에서 비핵화 과정중 일부만 합의보상하는 과거의 점진적.부분적 협상패턴을 반복할 수 없다고 보고있다"면서 "포괄적인 해결방안에 대해 (정부는) 관련국들과 원칙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포괄적 해결방안에 대해서 관련국들과 계속 협의 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현 상황에서는 원칙적인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구체화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