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방송 개혁의 종착지는 MBC"라는 발언으로 MBC로부터 퇴임 한 달 전 '정직 3개월'이란 중징계를 받은 정수채 전 공정방송노조위원장.  ⓒ 뉴데일리

    "전임 위원장으로서 솔직히 말하건데 MBC가 한겨레나 경향신문 같은 마이너신문 몇 개 먹었으면 좋겠어. 반대로 생각해보라 이거야. 왜 항상 방송이 조중동에 먹힌다고만 생각해? 그렇게만 보지 말고 때는 이때다. 이참에 다음도 먹어보고 NHN도 먹어보고 신문도 먹어보고‥. 우린 맨날 피해의식에 젖어서 방어적 개념으로 소극적으로만 생각해. 옛날에 우리가 경향도 가지고 있었어. 좋잖아? 왜 그런 생각만 하냐고. 우리도 종합미디어회사 되자 이거야. 우리가 먹으면 될 거 아니냐, 왜 그런 생각은 안해?"

    MBC에 '쓴소리'‥퇴임 한 달 앞두고 '팽' 당한 정수채 전 공정노조 위원장

    MBC 선임자노조인 공정방송노동조합을 이끌다 지난달 30일 정년퇴임한 정수채 전 위원장(58·사진). 그는 자신이 30여년 몸담고 있던 MBC로부터 씻을수 없는 모욕과 배신을 당했다. 지난 5월 방송개혁시민연대 출범식에 참석해 "방송 개혁의 종착지는 MBC다"는 내용의 축사를 한 이후 MBC 경영진으로부터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MBC를 음해하고 있다"며 정년퇴임을 한 달 앞두고 정직 3개월이란 중징계를 받은 것.

    78년 MBC 공채 PD로 입사해 주로 시사교양물을 제작해오며 30년 이상 MBC에서 잔뼈가 굵은 정 전 위원장은 '비판의 칼'을 한번 댔다는 이유로 친정에서 매몰차게 쫓겨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내가 6월 말이 정년퇴직이라는걸 알면서 쓴소리 한 번 했다고 1개월 남은 사람에게 정직 3개월이라니‥. 이해가 안되는 짓을 회사와 그쪽 노조가 했어. 아니 노조라는게 뭐야? 회사를 올바르게 이끌기 위해 비판할 건 하고 견제할 건 해야지, 최문순 사장이 노조위원장 출신이기 때문에 최문순 사장 때부터 회사와 노조가 '밀월관계'가 됐어. 회사를 비판하는 성명서가 3년동안 한장도 안나왔다고‥. 견제와 비판 기능이 고장난거지. 아니 알면서도 안한거지."

  • ▲

    그러나 MBC와의 연이 끊어진 후에도 정 전 위원장의 마음은 줄곧 MBC에 가 있었다.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MBC가 소위 '조중동' 으로부터 잠식당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에 정 전 위원장은 "오히려 이번을 MBC가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방송통신 컨버전스(융합) 시대에 MBC가 살아나갈 길은 기업과 손을 잡고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MBC의 경영 방침에 대해 성토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정 전 위원장의 MBC에 대한 '애정' 만큼은 숨길 수 없었다. "노영(勞營)방송에서 벗어나야 MBC가 산다", "부실·방만 경영 바로잡아야 한다" "공영 방송하려면 감사를 받고 노조가 인사권에 개입하면 안된다" 말하는 족족 그는 MBC를 죽이는 게 아니라, 살리는 얘기만 했다.

    "'방송·통신 컨버전스' 시대, 적극적으로 미래 미디어시장 뛰어들어야‥"

    애국자도 이런 애국자가 없다. 30년 동안 충성 봉사했던 자신을 한순간에 내친, '악덕 기업'에 대해서 그는 아직도 발전과 성장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며 MBC가 국민이 원하는 방송으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를 하면서 MBC의 명운(命運)이 기울고 있음을 느꼈다. 역사적으로 망조에 깃든 나라의 왕은 직언을 하는 충신을 멀리하고 아첨과 곡언을 일삼는 간신배를 등용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MBC가 처한 어려움과 고질적인 문제점을 파악,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핵심 간부에게 퇴임 한달 전 '정직 3개월'이란 철퇴를 가한 MBC. 이들 경영진의 눈엔 과연 정 전 위원장의 '진심'이 보이지 않았을까. 아니면 그들만의 이권 지키기에 급급, 애써 눈을 감아버린 것은 아닌지.

    정 전 위원장은 MBC가 작금의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배경은 바로 좌파 정권 10년이 만들어낸 '소산'이라고 지적한다.

    "DJ정권 되자 '호남 인맥'으로 싹 바뀌었지, 나도 전라도지만..."

    "MBC는 김대중 정권 들어서면서 싹 바뀌었어. 모든 인사가 전라도로 바뀌었지. 나도 전라도 사람이지만‥, 난 그 쪽과 코드를 맞추는 사람은 아냐. 김대중 정권 때부터 난 줄곧 말했지. 우리 프로가 왜 이념사상을 다루느냐고."

    실제로 퇴임전 MBC 시사교양국 국장을 지낸 정 전 위원장은 지난 78년 12월 MBC 공채 PD로 입사해 문화·예술 관련 프로그램 수십 편을 만들어왔지만 '이념'과 관련된 프로그램에는 일체 참여하지 않았다. 정 전 위원장에 따르면 '광우병 파동'을 불러 일으킨 장본인으로 악명높은 PD수첩도 처음엔 이념적으로 접근하는 프로그램은 아니었다고.

    "내가 PD수첩 초창기 때 참여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이렇게 안했어. 서민들이나 일반 보통 사람들의 얘기를 전달했지. 민생을 다루는 프로그램이었지. 처음부터 이념적인 프로는 아니었어."

  • ▲

    정 전 위원장은 MBC의 각종 이권과 인사권을 휘두르고 있는 현 노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기존 노조도 처음엔 조합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생겨났지. 그런데 지금은 MBC노조가 월급 많이 먹고 귀족노조가 됐어. 월급 수준 등 복지가 안정이 되니까 노조가 거꾸로 회사를 보호하는 구사대가 됐다고. MBC를 정치적으로 보호하는 구사대가 된거지. 그런데 자기들은 정치적인 행위를 하면서 우리가 자기 비판을 할 때는 정치적으로 논다고 말해. 자기들은 3년 내내 민주당을 쫓아다니며 정치적으로 놀았으면서‥.자기들이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인가?"

    정 전 위원장도 자신이 출범시킨 공정방송노동조합 역시 간부 사원들의 복지를 위한 ‘선임자 노조’로 출발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2007년 11월에 만들었는데 당시엔 임금피크제가 시행되고 있었고 분기별 퇴임식이 적용되고 있었지. 나는 임금피크제를 반대하고 분기별 퇴임을 연말 퇴임으로 바꾸자는 주장을 했어. (노조를 결성하게 된)결정적인 것은 KBS가 공정노조를 10월에 만들었다는 거야. 당시 윤영식 공정노조위원장이 대법원까지 가서 이겨낸 거지. 복수의 노조 개념이 아니고 서로 다른 노조가 만들어진 거지. 그래서 MBC의 기존 노조는 민주노총 소속이고 우리는 한국노총 소속이야. 시니어들도 노조의 혜택을 주어야 하는것 아닌가하는 발상에서 비롯돼 부장급 이하는 기존 노조, 부장급 대우 이상은 공정노조에 가입토록 했지."

    그런데 글로벌 경제위기가 터지면서 임금피크제 철폐 등은 사측과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더 이상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고 정 전 위원장은 설명했다.

    "작년만 350억 영업적자...사원들 월급-보너스 깎아서 1억흑자로 만들어"

    "당시 우리는 사원들의 복지를 향상하기 위해선 MBC의 방만한 제작비와 경상비를 줄여야 한다는 논리를 폈어. 불필요한 관행이나 절차를 줄이면 충분히 복지가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단순히 우리의 권리를 요구하기에 앞서 회사의 경영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기 시작했어.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노조가 제대로 감시만 했더라면 이 정도 상황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회사 경영 상태는 엉망이었어. 어이가 없었지."

  • ▲

    정 전 위원장에 따르면 최근 MBC의 광고 판매율이 급감, 작년 한해만 35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그런데도 MBC는 사원들의 수당을 깎아 "1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고 대대적인 선전을 해왔다는 것.

    "우리는 제작비나 경상비를 줄인 돈으로 충분히 적자를 메울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을 폈지만 사측은 그런 노력도 안 기울이고 선임사원들의 임금과 수당을 깎기 시작했어. MBC의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선임 사원들에게 돌아간 거지. 3월에 엄기영 사장 출근할 때부터 일산센터에 적자가 많이 나고 있으니 제작비를 줄이고, 빈 스튜디오를 줄여라,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라고 계속 요구했지만 결국 사원들의 보너스와 선임사원들의 월급을 깎아서 회사의 적자를 메웠어. 그래서 우린 경영진들의 부실·방만 경영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강성으로 돌아섰지."

    "최문순 사장이 노조출신이라 노조 견제기능 고장난 거야"

    정 전 위원장은 'MBC가 대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됐는지' 사원들의 심정을 듣고 싶어 지난 2월 설문지를 돌렸다. 선임자노조 조합원 118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 사원들은(46%) "현재 MBC가 불공정 방송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같은 조사결과는 각종 언론에 소개되며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대표적인 좌파방송으로 알려진 MBC의 내부에서 최초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또한 당시 조사에서 MBC의 광고 수주율이 떨어지고 있는 원인에 대해 사원들 중 70%는 "MBC의 신뢰가 하락하고 있으며 이같은 신뢰성 저하가 시청률 부진으로 이어지고 결국엔 광고 실적 악화를 불러왔다"는 진단을 내렸다.

    "우리는 사원들의 복지와 권익을 찾다가 모든 원인이 회사의 부실·방만 경영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 그런데 기존 노조가 감시와 비판을 제대로 했더라면 일산제작센터의 비리가 있을 수 있었을까? 지금은 노조가 인사권을 휘두르고 경영에 대해선 회사에 일임을 하고 있어. 비판을 안 한다는 얘기지. 비판할 땐 해야 하는데 최문순 사장이 노조위원장 출신이라 노조 특유의 견제와 비판 기능이 고장난거야"

    정 전 위원장은 MBC의 경영이 정상화되려면 노영(勞營)방송의 행태를 뿌리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 사원들에게 MBC의 방향. MBC의 정체성, MBC가 가야할 방향을 물어 과반수 이상이 공영을 원한다면 공영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민영화 찬성 많으니까 사원 설문조사도 못해...1700명중 100명만 조사"

  • ▲

    "난 지금 자유인이지만 MBC가 바로세워져야 하고 개혁해야된다는 신념에는 변화가 없어. 노영방송에서 민영으로 가려면 확실히 가고 공영으로 가려면 역시 공영방송 다워야지. 지금처럼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될때는 공영으로 가고, 이익이 안되면 민영방송 싫다고 하는 태도는 안돼. 설문조사 결과 46%가 민영을 원해. 공영을 원하는 우리 시니어들도 40%대만 원했다고. 하지만 당시 조사는 1700 여명 중에 고작 100여명에 대한 여론조사야. 그래서 우리는 전체를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하자고 주장을 했지만 MBC는 전체에 대한 조사엔 반대야. 왜냐? 민영화에 대한 찬성 의견이 많이 나올까봐 그렇지."

    정 전 위원장은 "MBC가 투명한 공영방송을 하려면 감사를 받아야 한다"며 현재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MBC를 대신해 국정감사를 대신 것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공영방송이라면서 MBC가 감사 받지않고 방문진이 감사받아..."

    "지금 방문진이 국정감사를 받는데 허술해. MBC가 아니고 방문진이 왜 감사를 받아? 정작 필요한 MBC가 감사를 받아야 하는데‥. 받으려면 MBC라는 조직 자체가 국정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그러면 노조에서는 이렇게 말하겠지. 정부가 투자를 안 했는데 왜 감사를 받느냐고. 그렇다면 난 그들에게 이렇게 말할거야. '그러면 정부가 투자를 안했는데 왜 너희들이 공영방송이냐. 민영방송이지'라고."

    정 전 위원장은 "감사를 제대로 받게 되면 노사경영이 '노영방송'으로 변질될 수가 없다"면서 "노조가 국장들의 인사를 관리한다던가 경영 이사진을 좌지우지 하는게 지금의 MBC노조이자 대한민국의 유일한 기형적 조직, 노영방송의 실체"라고 꼬집었다.

    "노조가 국장들 인사 좌지우지...대한민국 유일한 기형조직 '노영방송'돼"

    또한 정 전 위원장은 자칭 '공영방송'이라 자부하면서 시청률과 광고 수주에 연연하는 MBC경영진의 이율배반적 행태도 비판했다.

    "광고 팔아서 장사하면서, 공영방송이 왠 말? 공영방송이 왜 시청률 경쟁에 뛰어드나. 공영 제대로 하려면 감사를 받고, 시청률 경쟁 하지 말고, 노조가 인사권에 개입하면 안돼"

    정 전 위원장은 공정방송노조가 강성으로 돌아선 뒤 "지난 2월 4일 기자회견을 하면서부터 국민들이 'MBC에서도 바른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구나'라고 인식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하며 "MBC가 전부 좌파라고 생각을 하겠지만 사실은 전혀 아니며 우리 스스로 편향 방송이고 불공정 방송이라는 사실을 다 알고 있지만 그동안 목소리를 내는 게 회사와 노조밖에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오해를 갖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미모 아나운서 얼굴 팔아 '선전·선동' 휘말리면 안돼

  • ▲

    정 전 위원장은 자신이 노조 일을 맡게 된 이후부터 '30년 회사 잘 다니다가 왜 험난한 가시밭길을 들어서느냐'는 가족들의 애정어린 반대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후배들 역시 자신에게 "왜 편히 지내다 나가시지, 사서 고생을 하느냐"고 묻는다는 정 전 위원장은 "지난 좌파 정권 10년 동안 전두환·노태우 정권 시절 말할 수 없었던 것을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식으로 과거를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 유행했었는데 나 역시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심정으로 이 길에 뛰어들었다"고 고백했다.

    정 전 위원장은 "이제는 MBC도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며 실제로 내부에선 파업에 대해 진저리를 칠 정도로 반대의 분위기가 농후하다고 전했다.

    "파업은 다들 싫어해. 미디어법 나오면 다들 강경하게 나올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집행부만 그렇지 다들 손사래 치는 분위기야. 파업을 원하는 사람이 전부 대다수가 아니라는 말이지. 파업하면 안돼. 광고 떨어지고 임금이 떨어지고 실제적인 문제에 닥치게 된다고. 올해 보너스 400%를 깍아. 파업 한 만큼 임금을 깎는거야. 그러니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

    또 정 전 위원장은 파업시 항상(?) 등장하는 '미모의 여자 아나운서'들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이건 의도적으로 아나운서를 앞장 세우는 거야. 생각해봐 유명인들이 얼굴 팔아서 국회의원되는 거 하고 똑같은 거 아냐? 이들이 피켓들고 앞에 서 있으니까. 다들 MBC가 망하는 줄 아는거지."

    정 전 위원장은 "좌파들의 무기가 선정적이고 선전·선동을 하는 것 아니냐"며 "앞으로는 우파들도 좌파들의 선전·선동을 본 받아 더 나아가고 발전적인 모습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진짜 '우파진보' 하려면 오히려 좌파의 선전·선동 본받아야

    "우파들도 '좌파 따라하기'를 하고 선전·선동을 본받자고 해서 이들과 똑같이 되자는 게 아니라. 이들 보다 더욱 발전돼자는 의미야. 이제 우파진보를 하려면 좌파의 선전·선동처럼 영화나 다큐를 만드는 등 발빠르게 움직여야 돼. 연평해전도 우파적 시각에서 보면 승리 아냐? 그래서 오히려 '연평대전'이라고 불러야 할 것인데 그동안에는 이것이 승리라고도 PR이 안됐지. 김대중 정권에서는 승리했지만 승리했다고 말도 못했고 이겼다는 말도 한 마디 못한 채 추모제도 못했었지"

    정 전 위원장은 "이제 좌파는 수구이며 자유민주주의가 진보"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좌파는 명백히 수구집단이야. 곳간에서 민심난다고 했는데, 곳간이 비었고 분배할 게 없는데 마냥 분배하자고만 해. 이번에도 정동영한테 얼마나 많은 편파방송을 했어? 그런데도 떨어졌지. 왜? 시대가 변한거야. 노무현의 분배 가지고는 못살겠다는 거지. 말로만 가지고 국민들 못살게 굴고 국민 가슴에 말로써 못박고‥. 그래서 그것을 바꿔줬는데, 아직도 노무현에 대한 추억을 잊지 못하고 과거의 10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어‥"

    "빨리 노무현의 추억 벗어나 밀착된 민주당과 결별해야" 

    정 전 위원장은 "이명박이 청계천 건설 같은 생산적 일을 할때 민주당은 대체 뭘 하고 있었느냐"며 "민주당은 진보가 아니고 수구꼴통이자 수구집단"이라고 일갈했다.

  • ▲

    "MB정치가 현실적이야. 솔직히 정치는 못하잖아. 그런데 청계천이다. 중앙차로다 만들고 하니 뭔가 있겠다 싶어 기대를 하고 뽑아준 거 아냐? 하지만 노무현, 김대중은 말로만 했고 그런 정권이, 민주당이 MBC를 지원해왔어. 이젠 민주당과 MBC가 서로 결별해야 돼. 민주당이 MBC에 기대어 살고 미디어법 해결해달라고 하면 안되지. 각자 광야에 나가 홀로서기를 해야돼. 그래야 자생력이 생겨"

     노조 두려운 내부 식구들도 방문진 개혁조치에 기대감

    정 전 위원장은 기업이나 신문들의 '방송 겸영' 움직임에 대해서도 소극적이 아닌 적극적인 태도로 임할 것을 주문했다.

    "MBC는 일개 케이블 SO보다 못해. 경기도 SO매출이 한 해 1조인데 MBC는 영등포 신세계 백화점 매출과 똑같은 7천억원에 불과하고 유통마진은 1%도 안 나와. 한 마디로 MBC는 빛좋은 개살구지. 그렇다고 정권을 움직이나, 한나라당을 움직일 수 있나? 아무것도 못하잖아. 이런 영향력에서 얻을 게 뭐 있겠어. MBC가 종합방송사, 통신회사되면 방송국도 여러개 만들고 엔터테인먼트도 하고 다 할 거 아냐. 그런데 공영방송이라는 이유로 다 못하고 있어. 지상파 하나만 갖겠다는 생각아닌가? 답답해."

    정 전 위원장은 오는 8월에 새로 구성될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진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MBC 개혁은 새롭게 선임될 방문진 이사들이 첫단추를 꿰맬 거야. 이들로부터 MBC 개혁은 시작될 것이고 실제로 내부 식구들조차 이들에 대한 기대가 커. 사실 MBC 노조는 700명밖에 안돼. 700을 제외한 나머지는 싹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이야. 얼마나 기대가 큰데. MBC에 노조만 있는게 아냐. 노조의 큰 목소리에 두려워서 자기 목소리를 못냈던 거지. 방문진 이사진이 새로 구성된 이후 한 발자국만 스탠스를 오른쪽으로 옮겨도 어 ? 바뀌었네? 라는 느낌을 줄 수 있어. 노무현 추종세력, 시민단체, 진보단체, 진보정당 이런 사람들 편만 드는 게 방송이 아니라, 대한민국 5천만 국민 편으로 돌아와 달라는 얘기야"

    방문진 이사 선임 건과 더불어 '미디어법'의 통과는 결국 조중동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보은 차원이 아니냐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서도 정 전 위원장은 "조중동이 들어온다 해도 노조가 이렇게 시끄러운데 쉽게 먹을 수 있겠느냐"며 "기업들도 노조 무서워서 MBC에는 안 달라 붙는다"고 말했다.

    정 전 위원장은 "향후 방송사가 더 늘어나면 독과점 시대가 종결, 특정 세력이나 정권이 휘어잡기가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며 세간의 대기업-신문건 커넥션 의혹을 부인한 뒤, "앞으로는 방송이 아닌 통신시대가 펼쳐지는 만큼, 방송 역시 통신이라는 시대 개념에서 이제는 '콘텐츠'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통신 시장으로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디어법 특별판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