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진출을 추진했던 공격수 이천수(28)가 알 나스르로 이적을 확정했다. 이천수의 원소속구단인 페예노르트(네덜란드)는 1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페예노르트는 이천수를 알 나스르로 이적시켰다"고 밝혔다.

    국내 K-리그 전남 드래곤즈와 계약 파동을 일으키고 나서 지난 1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떠났던 이천수는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해 알 나스르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이로써 이천수는 올해초부터 6개월간 알 힐랄 임대 선수로 뛰었던 설기현(30.풀럼)과 최근 알 힐랄에 입단한 이영표(32)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한 3호 한국인 선수가 됐다. 페예노르트는 이천수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고 1년 계약했다고 이천수의 매니저가 밝혔다.

    이천수는 오는 9월 시작되는 2009-2010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수비수 이영표와 한국인 `창과 방패' 대결을 펼치게 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있는 알 나스르는 2008-2009 시즌 10승4무8패를 거두며 5위를 차지한 팀이다. 사우디아라비아 1부 리그는 총 12개 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1부 리그 하위 두 팀은 14개 팀이 참가하는 2부 리그로 강등된다.

    이천수는 두 차례 해외 진출 실패, 전 소속팀 수원 삼성, 전남 드래곤즈와 마찰 등으로 두 차례 임의탈퇴 신분으로 있다가 끝내 알나스르행을 결정했다. 2002년 울산에 입단, 프로에 데뷔한 이천수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뒤 2003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해 '성공의 길'을 걷는 듯했다.

    하지만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면서 이듬해 누만시아(스페인)로 임대됐지만 역시 골을 터트리지 못해 2005년 친정팀 울산으로 쓸쓸히 복귀하고 말았다. K-리그에 복귀한 이천수는 그해 해트트릭을 포함해 14경기 동안 7골 5도움을 쏘아 올리며 역대 최단경기(50경기) '20(골)-20(도움) 클럽'에 가입하면서 MVP 트로피까지 차지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토고전과 이듬해 2월 그리스 평가전에서 멋진 프리킥 골을 터트린 이천수는 2007년 8월 페예노르트에 입단해 또 한 번 유럽무대에 도전했다. 하지만 새롭게 페예노르트의 지휘봉을 잡은 헤르트얀 베어벡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한 이천수는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아지다 임대 형식으로 K-리그로 유턴, 수원에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부상에 이어 코칭스태프와 의견 차이, 불성실한 훈련 등으로 구설에 오르내리다가 수원에서 임대 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임의 탈퇴가 됐다가 전남과 계약했다. 수원 유니폼을 입고서는 4경기에 출전해 1골을 넣었다. 전남에서 선수 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지난 2월 수원에서 전남으로 이적하고 나서 올 시즌 K-리그 개막전에 출전해서는 부심을 향해 `주먹 감자'와 `총쏘기' 시늉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해 6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600만원(경기당 100만원)의 중징계를 받았다.

    내년 1월까지 임대 계약을 했지만 이천수는 전남 코칭스태프와 마찰을 빚다가 지난달 28일 팀을 무단 이탈해 또다시 임의탈퇴란 징계를 받았다. 이천수는 전남에서 8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고 1도움을 올렸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