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대통령선거 이후 반정부 시위가 정부의 강경진압으로 힘을 잃고 있는 가운데 시위 주동자를 극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이 보수파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민주적인 대화와 평화적인 방식으로 사태가 마무리돼야 한다고 26일 강조했다.

    ◇ 보수파, "시위 주동자 처형하라" = 이란의 고위성직자인 아야톨라 아흐메드 하타미는 이날 테헤란대학에서 열린 금요기도회에서 "난 사법부가 모든 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차원에서 어떤 자비를 베풀 필요 없이 폭동 주동자를 처벌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슬람 체제 또는 이슬람사회 지도자와 싸우는 이들은 누구라도 처형을 당할만하다"며 "이란의 이슬람법에 따라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타미는 또 시위현장에서 총에 맞아 숨진 여대생 네다 아그하 솔탄과 관련, 시위대가 선전선동 목적을 위해 그녀를 숨지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명한 사람이라면 시위대가 그녀를 숨지게 했다는 사실을 영상을 보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서 네다를 응급처치한 이란인 의사 아라시 헤자지는 BBC방송을 통해 그녀를 사살한 것은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민병대가 분명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 G8 "민주적 대화로 풀어라" =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8개국(G8)은 26일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담에서 "이란 대선 이후 발생한 폭력에 대해 개탄한다"며 "민주적인 대화와 평화적인 방식으로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G8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란 국민의 의지가 선거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이란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선 결과 발표 직후 일찌감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했던 러시아도 시민들의 인명피해가 나온데 깊이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G8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이란에서 시민들이 숨지고 군대가 동원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 헌법수호위 "제일 깨끗했던 선거" = 이란 대선 부정선거 의혹을 조사 중인 헌법수호위원회의 대변인은 부정선거 사례를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압바스 알리 카드코다에이 위원회 대변인은 "열흘간 조사를 벌였지만 우리는 주요한 부정선거 사례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이란 뉴스통신 IRNA가 보도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역대 가장 깨끗했던 선거였다"며 "이번 대선에서 부정행위는 전혀 없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헌법수호위는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 등 낙선자 3명으로부터 부정선거 의혹 사례 646건을 접수해 조사를 벌여 왔으며 전체 투표함 중 10%를 무작위로 추출해 재검표 작업을 벌였다.

    무사비를 포함, 개혁파 진영은 이번 선거가 부정선거였다며 대선 결과를 무효화하고 재선거를 실시하라고 촉구해 왔다.

    헌법수호위는 오는 29일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두바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