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은 26일 "덕수궁 대한문 앞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통행을 방해하고 도시 미관을 해쳐서 경찰을 대신해 철거했다"고 밝힌 뒤 "(수거해 간) 노 전 대통령 영정은 봉하마을에 잘 도착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국민행동본부 애국기동단과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은 노 전 대통령 분향소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 사진을 가져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극우단체가 영정을 마치 전리품처럼 가져갔다'고 비난을 쏟았다.

  • ▲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 뉴데일리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 뉴데일리

    서 본부장은 이날 PBC라디오에서 "우리가 영정을 갖고 온 것은 이것을 그대로 놓고오면 이 사람들이 영정을 밟아버리고 훼손시키고 나서 '국민행동본부 사람들이 와서 짓밟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서 본부장은 이어 "어쨌든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낸 분이기 때문에 영정은 우리가 보호하자는 생각에 그 영정을 경찰에 인계하려고 했더니 경찰이 인계를 안받았다"고 전했다. 서 본부장은 지난 24일 '김대중 이적행위 규탄궐기대회'에서도 이같은 언급을 한 바 있다. 이날 새벽에 벌어진 노 전 대통령 분향소 기습철거 후에도 그는 언론을 통해 노 전 대통령 사진을 이날 오후 2시에 열릴 규탄대회에서 경찰에 인계할 것임을 수차례 밝혔다.

    서 본부장은 "나중에 우리가 그걸 갖다가 절취했느니 뭐니 이런 얘기가 들릴까봐 내가 시민들 앞에서 그걸 공개한 것"이라며 "그 즉시 명동우체국에 가서 택배로 봉하 마을 사저로 보냈다. 그 사저에서 잘 받았다고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서 본부장은 "대한민국 경찰이 방치해온 불법 점거물을 우리가 대신해 철거했다"며 "고인의 유족들이 철거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무단 점거를 계속하는 행위는 대한민국 공권력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민행동본부의 노 전 대통령 분향소 기습철거 후, 당일 오후에는 서울 중구청 직원들이 무너진 천막과 집기. 잔해 등을 청소하고 경찰은 새 분향소 설치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 분향소에 남아있던 몇몇은 격하게 항의하며 울부짖었다. 중구청과 문화재청의 공문요청에도 불구하고 자진해체 하지 않던 대한문 앞 분향소가 한달만에 철거된 것이었다.

    서 본부장은 '그래도 철거를 하려면 경찰 등 공권력이 했어야 했다'는 지적에 "맞는 말이다"고 수긍하면서도 "계속해서 (불법시설물을)방치해 놓지 않았느냐. 만약 지나가는 행인을 어떤 치한이 추행을 했을 때, 경찰이 보고 가만히 있고 시민들도 보고도 가만히 있다면 이것은 대한민국 국민도 아니고 경찰도 아니다"고 빗대며 반박했다.

    서 본부장은 또 "경찰이 직무 유기다. 부끄러워할 줄을 알아야 한다"고 거듭 비판한 뒤 "경찰이 법과 원칙으로 공권력을 행사해야지, 불법 세력의 눈치를 본다면 경찰은 자기 임무를 포기하는 거나 다름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