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 개막에 하루 앞서 31일 제주 서귀포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개회한 한·아세안 CEO 서밋은 국내에서 최초로 열린 한국과 아세안 기업인간의 모임이란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제주 특별정상회의 관련 첫 일정으로 개회식 기조연설에 참석해 무역·투자의 확대, 문화·관광 교류의 확대, 녹색성장 분야의 협력 확대 등 한·아세안 3대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CEO 서밋 기간 중 국내 기업인들과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정상들과의 '맞춤형 간담회'가 예정돼있어 성과가 주목된다. 국가별 간담회는 아세안 각국 정상과 우리 기업인들간 실질적인 교류의 장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각 정상들은 CEO 서밋 참석을 전후해 1시간 가량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 자리는 양국간 투자환경을 소개하고 기업인간 현안을 논의하는 등 국가별 수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실용적 경제 외교의 전형"이라고 설명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오후 제주 서귀포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에 앞서 아세안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오후 제주 서귀포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에 앞서 아세안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31일에는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가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 심규상 두산중공업 사장 등을 만났다.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최종석 하나은행 대표 등과 간담회를 가졌으며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이종상 한국토지공사 사장, 신현규 토마토저축은행 회장, 신종만 캄보시아나 대표,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대표 등과 양국 경협 현안을 놓고 논의했다.

    이어 1일에도 나집 툰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김인수 삼성탈레스 사장, 박준형 효성 사장, 이승구 이루온 대표,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부사장 등과 접견한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아세안 정상들이 바쁜 공식일정 가운데 1시간 가량 할애해 우리 기업인 10여명을 만나는 시간을 마련함으로써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 간의 투자, 교역, 기술협력, 자원 및 에너지 협력 등 다양한 부문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증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일 제주 ICC에서 열릴 투자환경 설명회는 KOTRA와 제주도가 우리나라 투자 환경을 아세안 기업에 소개한다. 또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 2일에는 서울에서 아세안 주요 기업 6개사와 우리 기업 200개사가 참여하는 프로젝트 설명회를 개최하고 아세안 국가에서 진행 중인 전체 63억 달러 규모의 11개 유망사업에 대해 논의한다. 필리핀 재생에너지 발전, 베트남 항만개발, 인도네시아 페리보트 프로젝트 등 초대형 사업에 대한 설명이 포함된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CEO 서밋은 한·아세안 대화 수립 20주년에 맞춰 기업인간 협력의 장을 만들기 위해 개최됐다"면서 "특히 각국 정상과 기업인들이 방한함으로써 아세안 정상과 우리 기업인, 아세안 기업인과 우리 기업인이 만나는 기회로 국가별 간담회, 프로젝트 설명회, 투자환경 설명회 등이 준비돼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특히 "제주 특별정상회의와 CEO 서밋을 통해 광범위한 B2G(기업과 정부), B2B(기업과 기업) 네트워크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우리 정부의 신아시아 외교와 미래 녹색 성장동력의 기반을 마련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한국과 아세안 기업인 700여명이 참석했으며 아세안에서 예상보다 많은 약 300명의 기업인이 왔다"면서 "최대 규모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CEO 서밋 연설에 앞서 아세안 주요 기업인들과 사전 환담하고 "향후 기업인들이 한 아세안 공동 번영에 앞장서달라"고 직접 당부하는 등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저도 기업인 출신으로서 아세안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일한 적이 있다"면서 "24세 때부터 아세안 각국을 다니면서 비즈니스를 했기 때문에 아세안 국가들과는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함께 자리를 하게 돼 뜻 깊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친근감을 표했다. 

    환담에 참석한 소피얀 와난디 인도네시아 경영자총연합회 회장은 "이 대통령께서 70년대에 인도네시아 '자고라위 고속도로'를 건설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인도네시아의 인프라 건설에 관심을 갖고 계속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한·아세안 공식 대화수립 20년을 평가한 뒤 "이제 우리는 그 동안의 관계를 바탕으로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며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문화교류를 더욱 확대하며, 녹색성장시대를 주도하는 성숙한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은 진정 여러분의 '따뜻한 이웃, 번영의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면서 "'신아시아 외교' 구상은 우리의 이웃인 아시아 각국들과 교류 협력을 강화해 공동번영을 추구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귀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