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무역·투자의 확대, 문화·관광 교류의 확대, 녹색성장 분야의 협력 확대 등 한·아세안(ASEAN) 3대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제주에서 1일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앞서 이날 오후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회한 CEO 서밋 개회식에 참석,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한·아세안 공식 대화수립 20년을 평가한 뒤 "이제 우리는 그 동안의 관계를 바탕으로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며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문화교류를 더욱 확대하며, 녹색성장시대를 주도하는 성숙한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아세안 FTA 전면 확대, 새로운 경제통상의 장 열릴 것…실질적 비즈니스 공동체로"

    무역과 투자 확대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우리는 '자유무역이 인류의 자유와 복리를 증진시킨다'는 확고한 신념하에 교역을 확대하고 투자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은 풍부한 자원과 우수한 인력, 고도성장의 잠재력이 있으며 지리적으로도 협력하면 할수록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라며 "경제영역에서 하나의 공동체가 돼 자유롭게 비즈니스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세안과의 교역규모는 89년 82억달러에서 지난해 902억달러로 11배 증가했으며, 아세안에 대한 투자규모역시 2억달러에서 68억달러 수준을 34배나 늘었다. 지난해 교역현황을 보면 수출이 493억달러, 소입이 409억달러였으며, 아세안은 중국(1683억달러)과 유럽연합(984억달러)에 이은 3대 교역대상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아세안간 교역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무역과 투자에 대한 장벽도 해소되고 있다"며 "이번 특별정상회의를 맞아 한·아세안 투자 자유무역협정(FTA)도 최종 합의될 예정으로 이제 상품, 서비스, 투자 등 모든 분야에서 장벽을 낮추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공동체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FTA 전면 확대를 계기로 한국과 아세안의 경제통상 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많은 교류는 더 많은 기회 가져줄 것"…문화·관광·인적교류 활성화

    이어 이 대통령은 "우리는 거침없이 오가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늘려야 하며, 서로 이해가 깊어지면 같이 일하고 싶은 마음도 커질 것"이라며 문화·관광 교류 확대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연간 320여만 명의 한국인이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을 찾아 아세안으로 여행을 떠나고 연간 80여만 명의 아세안 사람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며 "인적 교류도 급증, 한국에는 아세안 국가 출신으로 다문화 가정을 꾸린 분과 대학과 산업체에서 공부하고 일하는 아세안 젊은이들도 많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더 많은 교류는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한국은 2015년까지 7000명의 아세안 연수생을 초청하고 1만 명의 해외봉사단을 아세안 지역에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서울에 설립된 '한·아세안 센터'에 언급, "이곳은 한·아세안 간 무역과 투자 촉진은 물론 문화, 관광 및 인적교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아세안간 녹색협력 필요성에 이 대통령은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녹색성장 분야의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세계 최초로 녹색성장을 새로운 비전이자 국가발전전략으로 선언했음을 확인하면서 "녹색성장은 환경보호가 경제를 살리고 경제성장이 환경을 살리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윈윈' 녹색성장 협력 파트너 강력 희망…아세안 자연자원, 우리 녹색기술은 무궁한 가능성"

    이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이 녹색성장의 협력 파트너가 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무궁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협력한다면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서 "아세안은 이미 풍부한 자연자원을 갖고 있고 조림사업, 청정에너지 개발 등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적극 실천하고 있고 한국도 저탄소형 산업구조로 바꾸고 녹색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 공동조림, 친환경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아세안 기업의 협력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진정 여러분의 '따뜻한 이웃, 번영의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면서 "'신아시아 외교' 구상은 우리의 이웃인 아시아 각국들과 교류 협력을 강화해 공동번영을 추구하려는 것"이라며 기조연설을 마무리했다.

    이날 CEO 서밋은 국내에서 최초로 열린 한국과 아세안 기업인들간의 모임으로 '변화, 도전, 그리고 아시아의 번영을 위한 협력(Change, Challenge, and Collaboration for ASIA's Prosperity)'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한국과 아세안 주요 기업인 7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 기업, 아세안 정상 직접 대면 기회…"B2G 네트워크 직접 형성, 사업 추진에 큰 도움될 것"

    CEO 서밋 개회식에는 이 대통령과 함께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가 기조연설에 나선 데 이어 다음달 1일까지 4세션으로 나위어 진행되는 본 행사에서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라오스 정상들이 특별연설에 나서 한·아세안 기업인들의 협력 촉진을 지원하게 된다. CEO 서밋은 △ 세계경제 전망과 아시아의 역할 △ 무역투자활동을 통한 공동번영 방안 △ 변화하는 세계와 기업의 성장 전략 △ 녹색성장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과제 등 4개 분야로 진행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한국과 아세안은 무역·투자분야에서 급속한 양적성장을 이뤄왔다"면서 "이번 특별정상회의와 CEO 서밋을 통해 우리 정부의 '신아시아 구상'을 실현하고 녹색성장시대에 대비한 신성장동력을 발굴함으로써 양자관계의 질적 향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관계자는 "CEO 서밋 국가별 간담회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현지국가 정상을 직접 대면하는 기회가 있어 아세안 정부와 B2G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면서 "최종 정책 결정자인 아세안 정상과 직접 현안을 협의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사업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귀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