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의 '신(新) 아시아 외교' 구상이 본격 궤도에 오른다. 정부는 6월 1일부터 1박 2일간 제주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를 통해 아세안 국가와의 협력관계 범위를 다방면으로 확대시켜 새로운 발전 모멘텀을 창출, '신아시아 외교'를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1989년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20주년을 기념해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이 대통령 취임후 국내에서 열리는 첫번째 다자회의로, 이른바 'MB 외교'의 지평을 한 차원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 해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4국 외교를 마무리했으며 금년 상반기 호주와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방문에서 '신아시아 외교'를 천명했다. 또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와 에너지·자원 협력 강화를 통해 '신아시아 외교'의 시동을 걸었다.

    '실질적 관계, 영원한 우정'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제주 특별정상회의는 한국이 명실상부한 아시아 리더로 발돋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한·아세안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실질적으로 발전시키고(Rartnership for Real), 문화·인적 교류 증진을 통해 따뜻한 이웃으로 우정을 공유한다(Friendship for Good)는 의미다. 아세안 정상 모두를 최초로 국내 한 자리에 초청함으로써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이 대통령의 국제적 리더십도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세안은 교역, 투자 측면에서 우리의 3대 교역 파트너이자 제2위 해외투자대상 지역으로서 이번 회의는 양측 경제관계 발전을 강화한다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면서 "무역 투자 건설 노동 등 경제 전반에서 실질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한국의 개발경험 공유 및 개발협력 확대를 통해 상호호혜적 협력기반을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이뤄지는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투자협정 서명은 아세안국과의 FTA 체제를 완결시키는 조치로 양측이 성숙한 경제 파트너로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완성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한국을 비롯한 참가국 통상장관들은 2일 정상회의를 마친 후 투자협정에 서명하게 된다. 에너지·자원 부국들과의 산업협력 계기 마련, 동남아시아 등 해외관광객 유치 확대 등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

    또 정부는 △ 개발협력 △저탄소녹색성장 △문화인적교류 등 세 분야에서 대 아세안 정책방향을 정리한 '정책문서'를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의 '녹색성장' 비전을 아세안 국가들과 공유하고 이 분야에서 협력관계 증진 계기를 마련한다는 취지로 경제개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과 온실가스 배출 저감 정책방안, 녹색산업을 통한 경기부양 방안, 저탄소 녹색성장을 통한 미래경제 성장동력 창출 등에 대한 방향을 천명한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최고위원 및 중진 의원들을 아세안 10개국에 대통령특사 자격으로 파견하고 직접 회의 준비상황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이 대통령은 제2차 한·중·일 정상회담에 이어 아세안+3 정상회의(10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1월) 등 아시아 외교행보에 가속페달을 밟는다는 계획이다. 또 올 하반기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들을 초청해 '한·중앙아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아시아권내 모든 나라와 FTA 체결을 추진하는 등 경제교류를 대폭 확대하는 한편 아시아 각국에 대해 맞춤형 경제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회의 첫날인 1일 이 대통령과 참가국 정상들은 지난 20년간의 한·아세안 협력관계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한·아세안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분야 발전방향 등을 토의한 뒤 환영 만찬과 문화공연을 통해 우의를 다진다. 이어 2일에는 11개국 정상들이 국제금융위기, 에너지안보, 식량안보, 기후변화 등 글로벌 과제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한 후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공동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특별정상회의 전날인 5월 31일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CEO 정상회의'는 정부관계자, 기업인, 전문가, 국제기구 관계자 등이 참가해 상호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무역·투자 등 실질적인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는 이 대통령을 비롯해 브루나이 하지 하싸날 볼키아 국왕, 캄보디아 훈센 총리, 인도네시아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 라오스 부아손 부파반 총리, 말레이시아 나집 툰 라작 총리, 미얀마 떼인 세인 총리, 필리핀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 싱가포르 리센룽 총리, 태국 아피시트 웨차치와 총리, 베트남 응웬 떤 중 총리, 아세안 사무국 수린 핏수완 사무총장 등이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