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고 주식부호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좌)과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우).   ⓒ 연합뉴스
    ▲ 최고 주식부호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좌)과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우).   ⓒ 연합뉴스

    정몽구·이건희, 최후의 승자는 누구?
    양자간 격차 102억원 불과 '박빙 승부'

     

    재계 랭킹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그룹과 현대기아차그룹의 대주주인, 이건희 전 회장과 정몽구 회장이 상장사 최고 주식부호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여 흥미롭다.

    23일 재벌닷컴이 1787개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전 날인 22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1000억원 이상 주식 보유자는 123명이었다.

    이 중 보유주식 지분가치가 1조원이 넘는 ’1조원클럽’ 부호는 올들어 가장 많은 9명을 기록했다.

    평가 결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이 날 2조9242억원을 기록,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2조9140억원)을 제치고 3개월 만에 다시 상장사 최고 부호에 올랐다.

    정 회장은 지난 2004년 12월 상장사 최고부호에 오른 뒤 이듬해 보유지분이 많은 글로비스를 상장하면서 1위자리를 확고하게 지켰으나, 올초 이건희 전 회장이 차명으로 있던 계열사 주식을 실명 전환하면서 4년3개월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월 차명으로 있던 삼성전자 보통주 224만5525주와 우선주 1만2398주, 삼성SDI 보통주 39만9371주를 본인 명의로 실명 전환했다.

    이 날 이 전 회장이 선두를 내준 것은 삼성SDI는 전 날에 비해 1.1% 올라 9만5600원을 기록했지만, 보유지분이 많은 삼성전자 주가가 55만원으로 2.31%나 급락한 때문이었다.

    따라서 정 회장이 선두를 탈환하긴 했지만, 이 전 회장과의 격차가 102억원에 불과해 당분간 계열사 주가등락에 따라 선두자리를 두고 두 사람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정 회장의 경우 현대자동차(5.17%)를 비롯해 최근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현대모비스(7.74%), 현대제철(12.52%), 글로비스(24.36%), 현대하이스코(10.0%) 등 계열사 지분을 고르게 보유하고 있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의원, 1조8719억원 부동의 3위

    이 전 회장 역시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하면서 선두를 내주긴 했지만, 1분기를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점차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지분가치도 급속히 불어날 전망이다.

    정 회장과 이 전 회장에 이어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1조8719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고,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1조5213억원으로 4위였다.

    또 ’롯데가 형제’인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이 각각 1조1989억원, 1조1532억원이었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조980억원,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이 1조888억원으로 뒤따랐다.

    ’리니지’ 게임의 주인공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도 이 날 1조315억원을 기록하면서 ’국내 최초의 1조원대 벤처부호’ 신화를 계속 이어갔다.

    이밖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이 9588억원,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8176억원, 정몽진 KCC그룹 회장이 8034억원, 코스닥 최고 부호인 허용도 태웅 대표이사가 7604억원의 순이었다.

    한편 이 날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주식지분 보유자 중 코스닥 대주주는 허용도 태웅 대표를 비롯해 21명이었으며, 여성 부호는 9명이 차지했다.

    또 최고령자는 올해 87세인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3076억원)이었고, 최연소자는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이사의 차남 민규씨(1553억원)로 23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