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클릭 프로그램을 악용해 포털사이트 '다음' 토론방 아고라에 자신이 작성한 글의 조회 수를 비정상적으로 부풀려 여론몰이를 한 네티즌 중 강모(49.학원원장, 국어·논술과목)씨가 제자 아이디를 이용해 글을 올리고 추천수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에서 광고단가를 올리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회 수를 조작하는 데 사용되는 '클릭봇'이라는 악성프로그램과 F5키 클릭조작, 아이프레임방식, 메타태그, IMG태그 (자동클릭 조작수법 )등 각양각색의 방법을 사용해 '여론 몰이'를 한 네티즌 중 20일 형사·입건된 사람은 강씨, 박모 씨(50.자영업), 김모 씨(27.무직), 박모 씨 (36.회사원) 4명인데 이중 가장 많은 조작행위를 한 강씨의 교묘한 '인터넷 여론몰이' 수법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인터넷 여론몰이' 강씨의 드러나는 교묘한 수법

     –키보드에 50원짜리 동전 끼워 초당 클릭조작:

    강씨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반대 시위가 일었던 지난해 5월부터 인터넷에 정부를 비방하는 게시물을 올린 뒤 자신이 쓴 글 조회 수를 올리려고 컴퓨터 자판 F5키에 50원짜리 동전을 끼워 버튼이 계속 눌러지도록 하는 수법을 썼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강씨 글은 1초당 7~8건 조회 수가 올라가는 어마어마한 초당 클릭수를 기록했는데 강씨는 이처럼 조회 수 조작을 위해 ‘F5키를 이용한 조회 수 조작’을 사용했다. 조사결과 이런 방법으로 강씨는 무려 93만 건이나 클릭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 ▲ <span style=서울지방경찰청이 포털사이트 '다음'측에 의뢰해 강씨의 클릭수 조작을 분석한 자료. 강씨는 다음 아고라에 정부와 대통령을 비난하는 게시물을 올린 뒤 'F5키 이용조작'으로 여론을 호도했다. 빨간 사각형 안에 직선으로 솟아있는 것이 비정상적 클릭행위로 조회수가 급등하는 것을 나타낸다 ⓒ 서울지방경찰청" title="▲ 서울지방경찰청이 포털사이트 '다음'측에 의뢰해 강씨의 클릭수 조작을 분석한 자료. 강씨는 다음 아고라에 정부와 대통령을 비난하는 게시물을 올린 뒤 'F5키 이용조작'으로 여론을 호도했다. 빨간 사각형 안에 직선으로 솟아있는 것이 비정상적 클릭행위로 조회수가 급등하는 것을 나타낸다 ⓒ 서울지방경찰청">
    서울지방경찰청이 포털사이트 '다음'측에 의뢰해 강씨의 클릭수 조작을 분석한 자료. 강씨는 다음 아고라에 정부와 대통령을 비난하는 게시물을 올린 뒤 'F5키 이용조작'으로 여론을 호도했다. 빨간 사각형 안에 직선으로 솟아있는 것이 비정상적 클릭행위로 조회수가 급등하는 것을 나타낸다 ⓒ 서울지방경찰청

    –제자 아이디 도용해 반정부시위 글 유포:

    강씨는 아고라에서 'ㅇㅇ오빠'라는 아이디를 이용해 반정부시위 독려와 정부·대통령 비방을 담은 글을 꾸준히 유포했다. 그러나 경찰조사 결과, 'ㅇㅇ오빠'라는 아이디는 그가 가르치는 고등학교 2학년생의 것으로 밝혀졌다. 강씨는 제자에게 "내가 쓴 글을 추천하는 데 사용하겠다"고 거짓말해 아이디를 넘겨받은 뒤 정부정책비방 글을 게재했다.

     –강씨 '강남아고라 회원'으로도 활동

     클릭 수 조작으로 유명세 얻은 뒤 언론사에 글도 연재:

    강씨는 경찰 진술에서 논쟁으로 자신의 아이디가 정지돼 원생 아이디를 사용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털에서 논쟁이나 다른 이유로 네티즌 아이디 사용에 가하는 벌칙은 고작해야 ‘사용 일주일 중지’ 수준이다.

    경찰 관계자는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실상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였던 듯하다"며 "고등학생이라고 하면 경찰이 수사를 접거나 안하게 되니까 이런 수법을 쓴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강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 2월까지 이런 방법으로 클릭 수를 조작해 자신의 글을 베스트 글로 만들어 '유명 인터넷 논객'으로 활동했다. 한 좌파인터넷 언론사는 강씨에게 코너를 줘 글을 연재하게 했다. 강씨는 강남 아고라회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F5키 이용한 조회수 조작이란?

    PC에 저장된 쿠키정보를 삭제함과 동시에 F5(새로고침)를 계속 누르면 1초에 7~8건의 클릭신호를 서버에 반복전송함으로써 서버가 해당 글을 클릭한 신호를 계속 처리하느라 사용자와 PC쿠키정보 유무에 대한 신호를 미처 주고받지 못하게 되는 허점을 이용한 수법

    ◆강씨 제자 "선생님이 이렇게 악의적으로 사용할 줄은 몰랐다"

    강씨에게 아이디를 빌려준 한 여학생은 경찰 진술에서 "선생님이 아이디를 빌려가서 처음 한두 번만 사용할 줄 알았지 이렇게 조작에 사용할 줄은 몰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씨는 수업시간에도 자주 학생들에게 정치문제를 얘기하며 촛불시위 원인과 정당성을 늘어놓은 뒤 경찰 진압에 비난을 쏟아냈다고 한다.

    이 여학생은 "선생님이 나, 남학생 두 명에게도 쉬는 시간에 조작된 글을 보여주면서 '내가 바른 소리를 하니까 인터넷에서 이렇게 호응하지 않느냐'고 자랑했다"며 "선생님이 자신의 글에 참여해달라고 하면서 '같이 참여하는 것이 민주화에 참여하는 거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악의적으로 이용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지방 W대 출신인 강씨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서울 K대를 나왔다고 속여 강의를 했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어떻게 여론 조작했나?

     –강씨 글에 드러난 일정패턴 있다?

    '정부비판 기사 부분 발췌+인터넷 악성 패러디 사진 +반정부 시위 참여 독려 동영상'

    경찰 분석 결과, 강씨 글은 대다수가 정부와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는데 그의 글은 반복적 패턴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강씨가 쓴 대다수 글은 ‘기사원문보기’ 라는 링크를 걸어놓아 클릭하면 기사를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나 실제로 원문보기를 클릭해보면 강씨가 출처로 밝힌 기사와 본문 글 내용은 조금씩 달랐다. 기사를 그대로 옮긴 게 아니라 자기 입맛에 맞게 짜깁기했기 때문이다.

    수법은 이랬다. 정부와 대통령을 비판한 기사 일부를 자신의 글에 옮긴 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악성 패러디 사진을 첨부하고 반정부 시위와 일시, 장소를 알리는 배너를 띄우는 식이었다. 기존 기사에는 있지도 않은 삽화나 선동 내용을 임의대로 붙여 넣은 것이다. 강씨는 이렇게 쓴 글을 마치 공인받은 언론사의 기사처럼 올려 여론을 호도했다. 

    강씨의 조작 클릭을 통해 조회 수가 늘어난 글은 아고라 ‘베스트 목록’에 나타나 많은 네티즌의 관심을 유발했다. 한 예로 강씨가 2월 20일 올린 '이젠 끝장을 보자'는 선동 글은 용산철거민 시위자에 대한 경찰 수사에 비난을 쏟아낸 것으로 강씨의 클릭 조작행위를 통해 베스트 글에 등재돼 7만5879건이라는 비정상적 조회 수를 기록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한 번에 클릭수가 높아지면 네티즌의 의심을 살 수 있어 자신이 쓴 글을 시간차를 두고 돌려가며 허위조작하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주로 방문객이 뜸한 시간인 새벽에 글을 올려 새벽~다음날 아침동안 클릭 조작을 통해 수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 ▲ <span style=다음 아고라에서 제자 아이디를 도용해 'ㅇㅇ오빠'라는 아이디로 활동한 강씨는 클릭수 조작으로 '유명 인터넷 논객'으로 활동했다. 그가 쓴 '밝혀지는 정권차원 여론조작/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글의 경우는 클릭 조작과 추천조작으로 15만 6540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title="▲ 다음 아고라에서 제자 아이디를 도용해 'ㅇㅇ오빠'라는 아이디로 활동한 강씨는 클릭수 조작으로 '유명 인터넷 논객'으로 활동했다. 그가 쓴 '밝혀지는 정권차원 여론조작/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글의 경우는 클릭 조작과 추천조작으로 15만 6540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음 아고라에서 제자 아이디를 도용해 'ㅇㅇ오빠'라는 아이디로 활동한 강씨는 클릭수 조작으로 '유명 인터넷 논객'으로 활동했다. 그가 쓴 '밝혀지는 정권차원 여론조작/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글의 경우는 클릭 조작과 추천조작으로 15만 6540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어떤 글을 올렸나?

    강씨가 제자 아이디를 도용해 'ㅇㅇ오빠'라는 아이디로 올린 글은 대다수가 정부와 대통령 비난, 반정부 시위참여 독려하는 내용이었다.

    보수언론에 대한 불만을 담은 글도 많았다. 강씨가 쓴 '나는 왜 조중동과 싸우는가. 촛불의 성과' '헉쓰 중앙이 이런 일을?'이라는 글은 클릭 조작과 추천 조작으로 700~800건의 찬성을 받았다. 그 외 강씨는 '미네르바는 아무래도 청와대 내부사람인 듯' '박근혜에게 듣고 싶은 한마디'의 글을 올렸다.

    뿐만 아니다. 조사결과 강씨는 클릭 수 조작만이 아니라 추천 수 조작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베스트 글에 등재되려면 추천 수 70건을 받아야 하는데 강씨는 여러 명 원생들 아이디를 빌려 자신의 글에 추천하고, 이를 독려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원생 20명에게 아이디 60여개를 제공받고 14세 미만의 어린이는 주민번호 없이 부모성명과 주민번호로 확인받아 아이디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자신이 부모인 것처럼 속여 아이디 4개를 생성하는 등 총 70여개 아이디를 확보해 자신의 글에 추천(찬성)수를 조작했다고 한다.

    이렇게 조작된 글은 (2월 20일자 기준) 1위 '밝혀지는 정권차원 여론조작. 시간은 거꾸로 간다'(조회 수 15만3364), 7위 '에라 몰겠다. 내 면상 공개 한다'(93415건), 9위 '이젠 정말 일어나야할 때다'(75879건) 등의 비정상적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터넷 여론을 호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