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지금이 구조조정과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15차 인터넷 및 라디오 연설에서 "구조조정과 함께 공공부문의 효율성도 크게 높여야 하며 정부는 이미 구체적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머지않아 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노력과 관련, "지금은 긴장을 늦출 시점이 아니며 전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결코 가벼이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 극복 과정을 '자동차 운전'에 비유하면서 "지난해 말에서 금년 초까지는 강풍과 폭우로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해 정상 운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진단한 뒤 "지금은 강풍은 다소 잦아들어 천천히 움직일 수 있게는 됐지만 여전히 안개가 짙게 드리워져 시야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기하강 속도가 다소 완화되고 있고 각종 경제지표도 나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희망적 분위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경제 심리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가운 소식이지만 갈 길이 아직도 한참 남아있고 냉정하고 신중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서민지원 등 각종 정책도 긴급 재정 지출이라는 진통제를 놓아서 꾸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계속 이렇게 갈 수는 없고,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서민 삶이나 일자리 문제가 나아지는 것은 아마 시간이 더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서민의 기대가 빨리 충족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지난 IMF 외환위기 때도 '한국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 외국 언론이 평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라며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거듭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사실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너무 서둘러 긴장을 풀어 위기를 통해 반드시 해야 할 구조조정과 각종 개혁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 극복 못지 않게 위기 이후도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의 위기를 도약 기회로 삼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그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 누적돼 온 비효율과 거품을 제거하느냐 못하느냐, 미래를 위해 과감한 개혁과 투자를 하느냐 못하느냐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것이 나의 분명한 믿음"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데 특별히 중소기업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미 마련한 서비스 산업 선진화 방안도 이런 목적을 위한 것이며 IT 중소기업과 녹색 기업도 적극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서비스 산업 분야, 부품 소재 분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얼마나 만들어내느냐가 위기 이후 대한민국 경제의 모습을 결정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마라톤을 뛸 때도 중간지점을 지나서 만나는 언덕길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면서 "이 위기의 언덕을 넘어 어느 나라보다 더 빠르게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신발 끈을 조여 매자"고 당부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