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국내로 유입된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바이러스가 간사이(關西)지방을 중심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됨에 따라 현지의 도시 기능이 마비될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16일 효고(兵庫)현 고베(神戶) 시내의 2개 고교에서 처음으로 국내 감염자가 발생한데 이어 17일에는 오사카(大阪)부 이바라키(茨木)시의 고교에서도 집단감염이 확인되는 등 속속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이들 지역의 신종플루 감염자는 17일 오후 7시 현재 고교생을 중심으로 40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감염자가 발생한 효고현과 오사카부는 물론 교토(京都)부 등 인접 지자체에서도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초비상이 걸렸다.
    당국에서는 감염 지역 내 각급 학교에 휴교 조치를 취하는 한편 스포츠와 집회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를 잇달아 중지시켰다. 또한 시민들에게는 불필요한 외출 자제와 마스크 착용 등을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어떤 경로로 유입됐는지를 아직 파악하지 못한데다 감염 지역도 확대되고 있어 시민들에게 극도의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을 뿐 효과적인 역학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최초로 국내 감염이 확인됐던 고베 시내 2개 고교는 최근 학생들 사이에 독감이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구팀이 교류경기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사카 이바라키의 고교는 이들 학교와는 접점이 없는데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현지 당국에서는 정부의 신종인플루엔자 행동계획에 따라 휴교 등 조치를 취하는 한편으로 시민들에게 냉정한 대응을 당부하고 있다. 자칫 도시기능이 통째로 마비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간사이가 일본 경제의 중심이라는 점에서 혼란이 장기화되면 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오사카(大阪)부의 하시모토 도오루(橋下徹) 지사도 이날 대책회의에서 확산 저지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다짐하면서 "이대로 간다면 도시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며 중앙정부의 적절한 조치를 촉구했다.
    하시모토 지사는 유행 중인 신종플루의 독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어딘가에서 통상적인 인플루엔자 대책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후생노동상에게도 전화로 연락, 이에 대한 검토를 요구했다.
    현지에서는 현재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며 지내고 있으나 시민 생활이나 지역 경제에 이렇다할 타격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사카와 효고현, 교토 등의 지역에서는 현재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 상점가와 철도 각사 등을 중심으로 종업원들이 마스크를 착용, 근무하고 있다. 지역 내 제조업체 등 일반 기업들도 출퇴근 시 마스크 착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국내감염이 확산됨에 따라 정부의 행동계획을 제1단계인 '해외발생기'에서 2단계인 '국내발생 초기'로 격상한데 이어 18일 오전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 주재로 대책본부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부는 전날 대책 회의에서 ▲손을 깨끗이 씻을 것과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고 ▲집회 및 스포츠대회 등의 주최자에 개최의 필요성을 재검토하도록 했으며 ▲환자가 초중고 학생인 경우 지역의 일부 또는 전역에 대해 휴교를 요청키로 결정한 바 있다.(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