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뉴 파운데이션(New Foundation:새로운 토대)'이란 문구를 국가적 기치로 내걸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16일 보도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뉴딜(New Deal)', 우드로 윌슨의 `뉴 프리덤(New Freedom)', 해리 트루먼의 `페어 딜(Fair Deal)', 존 F. 케네디의 `뉴 프런티어(New Frontier)', 린든 존슨의 `그레이트 소사이어티(Great Society)'처럼 새 정부가 지향하는 정책이나 노선을 핵심적으로 압축해 표현하는 문구로 `뉴 파운데이션'이 고려되고 있는 셈.

    오바마 대통령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난으로부터 탈출하고 현재 추진 중인 에너지, 교육, 의료 등 3대 개혁 프로그램을 요약해주는 용어로 `뉴 파운데이션'을 애용하고 있다.

    이 용어는 1월20일 취임사에서 "우리 경제는 현재 대담하고 신속한 행동을 요구한다"라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성장을 위한 `새로운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처음 사용됐다.

    취임사 이후 많이 사용되지 않던 이 용어가 다시 집중적으로 등장한 것은 4월14일 조지타운대 연설. 당시 대통령의 향후 비전을 강조하면서 8차례나 사용됐다. 그는 모래 위에 지은 집은 바람에 금세 날아가고 바위 위에 지은 집은 굳건히 남아있는 성경의 산상수훈 일화를 거론하며 이 용어를 사용해 `뉴 파운데이션 연설'로 불리고 있다.

    조지타운대 연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14차례 대중연설에서 이 용어를 사용했다. 지난 11일 의사 및 보험업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의료개혁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토대를 놓는 것'이라고 강조했고 13일 애리조나주립대 학위수여식 축사에서 그리고 14일 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연설에서도 이 용어는 빠짐없이 사용됐다.

    오바마 참모들은 특히 4월29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 배포한 모두 발언문에서 이 용어를 대문자로 표기하며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로 적극 활용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정권인수팀장을 지내고 대통령에게 비공식 자문을 하는 존 포데스타 진보센터 회장은 "이 용어는 의료, 에너지, 교육 등 3대 개혁과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경제전략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관돼 있는가를 잘 설명해 준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인 스탠리 그린버그도 오바마 대통령이 물려받은 어려운 상황과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를 잘 묘사하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록 2음절이기는 하지만 `뉴딜'만큼 말하기가 쉽지는 않고 특히 클린턴 대통령의 `뉴 커브넌트(New Covenant)'나 조지 부시 대통령의 `오너십 소사이어티(Ownership Society)'처럼 국민적 호응을 못 받아 중도 폐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백악관 자문위원을 지낸 조엘 존슨은 "모든 행정부가 고유의 브랜드 용어를 갖고 싶어하는데 뉴 파운데이션이란 용어는 경제회복과 재건을 위한 정책들을 묘사하는 것 같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그 용어가 계속 사용될지 여부는 역사가 결정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역사가인 로버트 달렉은 "루스벨트의 `뉴딜', 케네디의 `뉴 프런티어' 존슨의 `그레이트 소사이어티' 등 공감을 받은 용어들은 대통령이 지향하는 바와 당시 국민이 원하던 것을 압축적으로 잘 표현한 것들"이라면서 "하지만 파운데이션이란 단어가 국민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