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 기술의 확보는 지구촌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이다. 그 가장 이상적인 대안으로 태양광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태양광의 장점은 그린 에너지라는 점에만 머물지 않는다. 태양이 비추는 곳이면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데다, 태양광이란 자원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
    머지않아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광전(
    光電) 변환 효율이 높고, 제조 비용이 저렴한 태양전지가 개발될 것이다. 그때가 오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태양 에너지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되고, 우리나라도 에너지 자급자족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실리콘 두께를 줄여라


    태양 에너지는 1시간 동안 지구에 떨어지는 양만으로도 전 세계가 1년 동안 소비하는 에너지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값싸고 효율적으로 빛 에너지를 포집하고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기술의 핵심은 태양빛을 직접 전기로 바꿔주는 기능을 하는 태양전지에 있다. 태양전지는 반도체와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그래서 태양전지 제조에 쓰이는 대표적인 재료 역시 반도체에 쓰이는 실리콘이다
    .
    요즘 사용되는 태양전지의 경우 광전 변환 효율이 최고 약 25%에 달해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제조 비용이 비싸다는 점이 한계이다. 일조량이 가장 좋은 장소에 설치해도 전기 생산 단가가 화력이나 수력 등 기존 방식의 발전 단가에 비해 최소 3배 이상 비싸다
    .
    그 해결책은 변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거나, 아니면 아주 저렴하게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소재와 공정, 설계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
    보다 값싸게 만들 수 있는 방안으로 실리콘 웨이퍼의 두께를 현재의 200(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에서 50㎛로 줄여 재료비를 저감하는 기술이 있다. 참고로 머리카락 굵기가 약 100㎛이다
    .
    또 유리나 금속 기판 위에 반도체 물질을 얇은 막 형태로 코팅하는 박막(
    薄膜) 기술도 있다. 이때 두께는 2~3㎛로 크게 줄어든다. 식물의 광합성을 모방해 빛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염료 감응 태양전지도 있다. 이 경우 얇고 투명하면서 구부러지는 전지를 만들 수 있다. 태양전지 전체를 모두 플라스틱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있고, 태양전지를 몇 개의 층으로 쌓아 위층에서 사용하지 못한 태양 에너지를 아래층에서 사용해 발전 효율을 높이는 기술까지 동원되고 있다.

     

    지붕에서 사막, 우주선까지

    태양광 발전은 작게는 가로등이나 등대, 부표, 휴대폰이나 노트북의 전원 공급용에서 시작해 건물용이나 대규모 산업용 발전소로도 이용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보급이 늘어나면서 농촌과 도시의 주택이나 아파트, 건물의 지붕에도 태양전지가 설치된 것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됐다. 나아가 발전 용량이 메가와트(· 300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한 용량)를 넘어서는 대규모 발전용으로까지 확대 보급되고 있다.
    앞으로 사막이 태양광 발전의 메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사막은 일조량이 많은 데다, 전 대륙에 고루 분포돼 있으며, 불모지로 버려져 있어 태양 전지를 대규모로 설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사막에서 생산된 전기로 주변을 거주 가능한 녹색공간으로 만드는 데 쓰고, 잉여 전기는 주변 지역으로 보내는 구상이다
    .
    벌써 일부 국가에서는 사막 태양광 발전의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소규모 발전소를 설치, 가동 중에 있다. 우리나라도 국제에너지기구의 사막 태양광 발전 타당성 조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
    흔하지는 않지만 태양광 자동차(solar car)와 태양광 비행기도 주목을 받고 있다. 태양전지가 가장 먼저 사용된 우주선은 매력적인 활용 분야이다. 미래에는 지상보다 햇빛이 강한 우주에서 태양전지를 넓게 펼쳐 생산한 전기를 지구로 보내는 이른바 우주 태양광 발전도 가시화될 것이다. 이처럼 태양광의 활용 분야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

    차세대 태양전지 원천기술 확보가 관건


    그린피스와 유럽태양광산업협회가 함께 펴낸 보고서인 'Solar Generation V-2008'에 의하면 2030년에는 태양전지만으로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전기의 약 9%, 2040년에는 약 14%를 충당할 전망이다. 2030년의 연간 태양광 발전 시장 규모는 4500억유로를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실리콘과 차세대 박막 태양전지는 그 기술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기술과 유사하다. 따라서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태양광을 새로운 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는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
    하지만 최근 전 세계 유수 태양전지 기업들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고, 특히 일본에 이어 중국과 대만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해 우리에게 위협으로 다가서고 있다
    .
    한국은 박막 태양전지 등 차세대 태양전지에 들어가는 원천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활로를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절실한 시점이다. 아직 취약한 국내 태양광 산업의 경쟁력이 확보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연이 합심하여 우리의 강점인 IT(정보통신기술) NT(나노기술), 우수한 인력, 인프라 등 모든 자원을 동원하면 조기에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게 돼 사막과 우주에서도 우리가 만든 태양전지가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
    윤경훈/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